한국 방역당국이 서울 구로 콜센터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를 예로 들어 밀집한 사무실에서의 전염 확산을 경고하고 전 세계에 적극적인 감시와 역학 조사를 권고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27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의학학술지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온라인판)에 따르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팀(제1저자 박신영)은 지난달 서울 구로의 한 빌딩에서 발생한 ‘콜센터 집단감염’ 관련 방역 내용을 담은 논문을 전 세계 전문가들에게 공개했다.
이 논문은 국내 코로나19 방역의 총책임자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책임저자(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정 본부장이 코로나19 관련 논문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사람들로 혼잡한 사무실 환경이 코로나19 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1000명 넘는 조사대상을 파악해 진단검사를 실시했고 건물에 5분 이상 머문 이들에게 1만6628통의 문자를 보냈다. 연구팀은 고강도 자가격리 조치 등으로 감염을 차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면서,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각국의 공중보건당국은 적극적인 감시와 역학조사를 실시할 것을 권장했다.
정은경 본부장은 전날 정례브리핑에 “이번 논문의 저자는 질병관리본부만이 아니라 질병관리본부와 시도, 시군구 보건소의 역학조사를 관여했던 모든 이들”이라며 “중앙과 지방의 협력으로 신속하게 전파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방역의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이어 “구로 콜센터 한 층에서 노출된 경우에 양성률이 43.5%로 굉장히 높다”며 “이는 굉장히 밀집하고 밀폐된 공간에 노출될 경우 누구나 감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했다”며 이번 논문 작성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무증상 상태로 확진된 환자들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무증상 환자는 격리 기간 14일 내내 무증상이었다가 양성이 확인된 사례다.
정 본부장은 “또 한 가지 유심히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무증상 시기에 노출된 사람들이 실제 확진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는 무증상 시기의 전염력에 대한 부분”이라며 “콜센터의 경우 확진자가 증상이 없는 시기에 노출된 접촉자들이 17명 정도 있었는데, 이들은 모두 모니터가 끝날 때까지 양성으로 확인되지 않아 무증상기 감염 사례가 콜센터에선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연구에서는 무증상이나 증상이 발생하기 하루나 이틀 전 정도의 감염력이 있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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