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중국 베이징 고3 개학 등교 첫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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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04-2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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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부터 등교…'러쉬아워' 안 겹치게 등하교 시간 최대한 조정

  • 학생식당 '지정좌석제', 1m 간격 줄서기, 쉬는시간 학급별 '교대로' 화장실

  • 5월 1일부터 중3도 등교…나머지 학년도 차츰 등교 시작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 27일 개학한 중국 베이징, 석달 넘게 이어진 온라인 자택 교육을 마치고 베이징 254곳의 고등학교 교문이 이날 열렸다. 약 5만명에 달하는 고3 학생들이 이날부터 등교를 시작하며 교육당국 방역 작업에도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베이징 유력 일간지 신경보 등 보도에 따르면 이날 고3 학생들은 9시 30분까지 일제히 등교해 수업을 마치고 3시 30분 하교한다. 직장인 출·퇴근 시간과 겹치지 않게 시간을 최대한 조정한 것이다.

이날 아침  시내 주요 고등학교 교문에 몰린 학생들은 1m 간격으로 그어진 노란선 앞에 서서 차례대로 안으로 들어갔다. 마스크와 방호경을 쓴 채 서 있는 캠퍼스 경찰이 체온계로 학생들의 발열 상태를 체크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 중국 베이징 시내 고등학교 3학년들이 27일 일제히 등교를 시작했다. [사진=베이징TV]

코로나19 사태 속 중국 베이징 시내 고등학교 3학년들이 27일 일제히 등교를 시작했다. [사진=중국 신경보]


첫 등교하는 학생들의 필수 준비물은 마스크, 손소독제, 개인용 수저다. 둥청구에 사는 고등학생 리 씨는 "학교에선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교실을 옮겨야할 때를 대비해 가방 두 개씩 더 가져오라는 통지도 받았다"고 전했다.

건강 체크도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 하이뎬구에 사는 고등학생 왕 씨는 개학 전날 이미 학교에 자신의 건강코드를 제출했다고 했다. 학교에서는 매일 아침, 점심 체온 측정을 하고 하교 후에도 집에 가서 체온을 재서 학교 측에 온라인으로 전송하도록 하고 있다. 왕씨는 "나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동거인의 건강 상태도 모두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쉬는 시간도 각 학급별로 겹치지 않게 배정했다. 학생들이 한꺼번에 화장실에 몰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화장실 앞에는 지도교사도 서 있다. 한 학생은 "마치 시험장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1m 간격으로 배치된 교실 책상. [사진=신경보]


점심 식사 역시 학급별로 교대로 진행됐다. 식사는 원칙적으로 학교에서 직접 제공한다. 이는 베이징 교육위원회의 권고사안이다.

베이징 101중학 학생 식당에선 학생들이 한꺼번에 모여 식사하는 걸 막기 위해 지정 좌석제를 실시하고 있다. 널찍한 간격으로 놓여진 테이블 의자엔 숫자가 써져 있어서 학생들이 각자 정해진 자리에 가서 식사를 하는 방식이다. 학생식당이 없는 일부 학교에선 배달 도시락을 제공해 학생들이 각자 여러 교실로 흩어져서 식사하도록 했다. 

각 학교엔 학생들의 심신 안정을 위한 건강관찰실, 심리상담실도 마련됐다. 방역물자도 충분히 구비해 놓은 상태다.  베이징시교육위원회에 따르면 고3 개학에 대비해 현재 비축한 마스크만 235만3000장이다. 이밖에 소독제 27만3000리터, 체온검색대 258대, 체온계 6333개, 장갑 25만4000장, 방호복 4160벌도 비축해 놓고 있다. 

베이징 교육당국에 따르면 고3을 시작으로 내달 11일부터 중3도 개학해 등교한다. 나머지 학년도 코로나19 진정세에 따라 차츰 등교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개학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고3과 중3을 우선적으로 등교한 건 대학교 입학, 고등학교 입학시험 탓이다. 중국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대입 시험인 '가오카오(高考)'를 예년보다 약  한달가량 늦은 7월7~10일 실시한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입학시험은 가오카오 일주일 뒤인 7월 17∼19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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