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신한은행이 발표한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 가구(8억8294만원)와 하위 20% 가구(9529만원) 간 총자산 격차는 9.2배 수준까지 벌어졌다.
부동산 자산 차이가 명암을 갈랐다. 상위 20%의 부동산 자산은 2018년 6억6307만원에서 지난해 6억9433만원으로 3126만원 늘어난 반면, 하위 20%는 5699만원에서 지난해 5644만원으로 55만원 줄었다. 이에 양 집단 간 부동산 자산 격차는 2018년 11.6배에서 지난해 12.3배까지 확대됐다.
아파트 금액이 높을수록 구매 후 가치도 빠르게 올라 이같은 현상을 촉진했다. 지난 3년간 7억원 이상의 아파트는 평균 1억 6000여만원, 5~6억원대 아파트는 1억원이 각각 상승했다. 이는 대출원금의 절반 이상 오른 수치다.
저축에서도 양극화 현상은 뚜렷했다. 상위 60% 소득자들은 일제히 저축액을 늘린 반면, 나머지 계층은 저축액이 줄었다. 가장 저축액이 크게 늘어난 집단은 상위 20~40%(127만원->131만원, 4만원)이다. 반면, 하위 20% 구간은 63만원에서 57만원으로 오히려 6만원 줄었다.
부채에서도 온도 차이가 명확했다. 작년 전체 부채 보유율은 52.8%로, 2018년 57.2% 대비 4.4%포인트 감소했지만, 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더뎠다. 반면, 부채 비중이 늘어나는 속도는 하위 가구로 갈수록 더욱 빨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하위 20% 가구의) 부채 잔액은 전체 중 가장 적지만 전년 대비 가장 큰 비중으로 늘었다”며 “제2·3금융권 대출 이용률도 가장 높아 가계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 집단은 소비 패턴에서도 명확한 차이를 보였다.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생활비 비중은 줄고, 교육비 비중이 커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고소득층일수록 교육의 중요도를 높게 생각하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다. 반면, 저소득자는 식비, 교통, 통신비 등 기본 생활비에 전체 소비액 중 절반 이상을 썼다.
이 같은 현상을 탈피하고자 ‘투잡’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작년 투잡족 비중은 10.2%로 직전년도(8.1%) 대비 1.3배 늘었다. 투잡을 시작하게 된 계기 역시 ‘소득 감소, 필요한 목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65.7%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수입은 하나의 본업만 가지는 원잡족(323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투잡족의 경우 총 282만원(본업 소득 228만원, 부업 소득 54만원)의 근로소득을 얻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향후에도 투잡족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해당 보고서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양한 기준들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76만원)에 비해 10만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출 평균은 241만원, 월 저축·투자액은 117만원으로 전년 대비 3만원, 1만원씩 각각 올랐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기간은 작년 9~10월이며, 이메일을 통해 집계됐다. 표본규모는 1만명으로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허용오차는 0.98%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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