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 양극화 심화 … 대출받아 아파트 시세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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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4-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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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소득 가구와 저소득 가구 간 ‘빈부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 규모는 물론 저축, 부채 등 다양한 기준에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부자일수록 고가의 집을 구매해 시세차익을 남기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이에 ‘가난 탈출’을 목표로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는 ‘투잡족’이 늘었지만, 결과적으로 평균 수입에도 미치지 못했다.

27일 신한은행이 발표한 ‘2020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 가구(8억8294만원)와 하위 20% 가구(9529만원) 간 총자산 격차는 9.2배 수준까지 벌어졌다.

부동산 자산 차이가 명암을 갈랐다. 상위 20%의 부동산 자산은 2018년 6억6307만원에서 지난해 6억9433만원으로 3126만원 늘어난 반면, 하위 20%는 5699만원에서 지난해 5644만원으로 55만원 줄었다. 이에 양 집단 간 부동산 자산 격차는 2018년 11.6배에서 지난해 12.3배까지 확대됐다.

아파트 금액이 높을수록 구매 후 가치도 빠르게 올라 이같은 현상을 촉진했다. 지난 3년간 7억원 이상의 아파트는 평균 1억 6000여만원, 5~6억원대 아파트는 1억원이 각각 상승했다. 이는 대출원금의 절반 이상 오른 수치다. 

신한은행 측은 “소득이 높을수록 부동산 자산가치가 크게 상승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에서도 양극화 현상은 뚜렷했다. 상위 60% 소득자들은 일제히 저축액을 늘린 반면, 나머지 계층은 저축액이 줄었다. 가장 저축액이 크게 늘어난 집단은 상위 20~40%(127만원->131만원, 4만원)이다. 반면, 하위 20% 구간은 63만원에서 57만원으로 오히려 6만원 줄었다.

부채에서도 온도 차이가 명확했다. 작년 전체 부채 보유율은 52.8%로, 2018년 57.2% 대비 4.4%포인트 감소했지만, 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더뎠다. 반면, 부채 비중이 늘어나는 속도는 하위 가구로 갈수록 더욱 빨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하위 20% 가구의) 부채 잔액은 전체 중 가장 적지만 전년 대비 가장 큰 비중으로 늘었다”며 “제2·3금융권 대출 이용률도 가장 높아 가계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 집단은 소비 패턴에서도 명확한 차이를 보였다.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생활비 비중은 줄고, 교육비 비중이 커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고소득층일수록 교육의 중요도를 높게 생각하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다. 반면, 저소득자는 식비, 교통, 통신비 등 기본 생활비에 전체 소비액 중 절반 이상을 썼다.

이 같은 현상을 탈피하고자 ‘투잡’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작년 투잡족 비중은 10.2%로 직전년도(8.1%) 대비 1.3배 늘었다. 투잡을 시작하게 된 계기 역시 ‘소득 감소, 필요한 목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65.7%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수입은 하나의 본업만 가지는 원잡족(323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투잡족의 경우 총 282만원(본업 소득 228만원, 부업 소득 54만원)의 근로소득을 얻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향후에도 투잡족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해당 보고서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양한 기준들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6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76만원)에 비해 10만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출 평균은 241만원, 월 저축·투자액은 117만원으로 전년 대비 3만원, 1만원씩 각각 올랐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만 20~64세 경제활동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기간은 작년 9~10월이며, 이메일을 통해 집계됐다. 표본규모는 1만명으로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허용오차는 0.98%포인트다.
 

[자료=아주경제 미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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