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골머리를 앓던 환공은 대신이던 관중(管仲)에게 해결책을 물었다. 관중은 환공부터 보라색 옷을 멀리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다음날 환공은 보라색 옷을 입지 않았다. 보라색 옷을 입은 신하들에게 냄새가 난다며 가까이 오지 말라고 했다.
그러자 대신들은 모두 입고 있던 보라색 의상을 벗고 전에 입었던 옷들을 도로 꺼내 입었다. 그 후로 백성들도 더는 보라색 옷을 찾지 않았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제나라의 도읍에서는 보라색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가 없게 됐다. 옷감과 물감 가격도 다시 안정됐다.
하지만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일부 국내 보험사의 상황은 정반대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0% 이상 급감한 A 보험사는 1인당 평균 직원 연봉 8200만원으로 전년(8400만원)보다 약 200만원가량 줄었다. 지난해 전체 직원의 수는 399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명 늘었지만, 직원 총 보수는 18억5300만원 감소했다.
전 직원의 급여는 감소했지만, 주요 임원들의 급여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이들 주요 임원들은 전년도에 받지 못한 성과급을 1억4900만원에서 2500만원씩 총 3억750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0% 이상 급감한 B 보험사 역시 마찬가지다. B 보험사는 작년 1인당 평균 직원 연봉을 1년 전보다 4.3%(400만원) 줄였지만, 주요 임원들은 평균 1억원 이상씩 늘었다.
두 보험사는 직원 급여 감소에 대해서는 실적 감소에 따른 '고통분담' 때문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임원들의 급여 상승에 대해서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발을 뺐다.
각각의 직책에 따라 맡은 역할이 다르듯 급여도 다르게 책정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랫사람에게만 고통을 전가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행하효'를 되새겨 보험사를 이끄는 CEO들에게 장기적인 경영 마인드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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