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판 된 원유ETN] 유가 올라도 높은 괴리율··· '원유 개미' 시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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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호 기자
입력 2020-05-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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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유국의 감산 예고에 힘입어 국제 유가가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 그러나 유가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 투자자들의 시름은 여전하다. 높아진 괴리율 때문에 6일 거래가 재개되도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유(WTI) 6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94센트(4.99%) 오른 배럴당 19.78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WTI 7월물은 0.23% 하락한 배럴당 22.29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을 시작하며 그간 폭락해왔던 유가도 정상화 흐름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이행 본격화와 미국 석유업체들의 산유량 축소 기대감이 확산된 가운데 주요 국가들이 5월부터 경제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특히 공급 과잉 및 저장 설비 부족 위험에 크게 노출됐던 WTI가 강세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WTI 가격이 상승했지만 원유 ETN을 매수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울상을 짓고 있다. 유가는 상승 흐름이지만 이미 괴리율이 작게는 수십에서 크게는 수백 퍼센트에 달해 거래가 재개되도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유가는 하락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며 실제 증권의 가치보다 시장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괴리율 고공행진 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괴리율은 520.26%를 기록했다.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과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각각 392.37%, 194.68%의 괴리율을 보였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 괴리율은 60.01%로 나타났다. 지난주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시장가격 정상화 전까진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괴리율이 양수(+)인 경우 시장에서 거래되는 증권의 가격이 본질적 가치인 지표가치보다 고평가 됐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가 추가 발행을 통해 가격을 조절하지만 역대급 매수 행렬이 나타나며 기능이 마비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ETN 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약 4123억원으로, 시장 개서리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레버리지 원유 ETN을 매수한 한 투자자는 "원유가 결국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 장기 투자도 각오하고 매수에 나섰는데 유가가 올라도 손실이 날 수 있다니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고 괴리율이 낮아져야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최근 유가가 회복세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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