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코로나19 쇼크에 1분기 성장률 '역성장'…집계 이래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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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5-0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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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1분기 '8.9%' 역성장…올해 4~7% 역성장 예상

미·중 무역전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며 1분기 홍콩 경제성장률이 1974년 분기별 보고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홍콩명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통계처는 이날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후폭풍으로 인해 -8.3% 성장률을 보였던 1998년 3분기보다도 최악의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는 -5.2%였다.

구체적으로 1분기 개인소비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 전 분기 증가율(0.4%)보다 개선됐다. 1분기 홍콩의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으며, 투자는 13% 급감했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올해 홍콩 경제는 당초 예상했던 0.5∼1.5% 마이너스 성장보다 훨씬 심각한 4∼7%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2분기도 낙관적이지 않다"며 "홍콩 경제가 개선되더라도 점진적이고 미미한 수준일 것"이라고 전했다.
 

1974~2020년 홍콩 GDP 추이. [사진=홍콩 명보 캡처]
 

지난해 홍콩 경제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홍콩 국내총생산(GDP)은 10년 만에 역성장했다.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고 있고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진 여파 때문이다.

올해엔 홍콩 경제는 대규모 시위와 무역전쟁에 이어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더욱 악화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본토인들의 방문이 중단되면서 소비 중심으로 버텨온 경제가 거의 마비 상태에 빠지고 있다.

한편 홍콩 정부가 지난 주말 보건 전문가들과 회의를 열고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에서 15일째 코로나19의 지역 내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아서다. 

앞서 홍콩 정부는 이달 7일까지 술집·가라오케·마사지숍 등의 영업을 중단시켰으며, 4인 이상 모임이나 집회를 금지했다. 식당에서도 테이블 간 1.5m 간격을 유지해야 하며, 한 테이블에 4명까지만 앉을 수 있도록 했다. 
 

[사진=홍콩정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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