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우한 봉쇄 해제 한달]"악몽이 이제서야 끝날 기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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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05-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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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우한 봉쇄 해제한 지 한달 만에 고3 등교 개학

  • 불안감 여전...외출시 체온검사 등 방역조치 실시 중

"길고 길었던 악몽이 이제서야 끝날 기미가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봉쇄령'이 해제된 지 약 한 달이 되던 4일, 우한에서 줄곧 생활하던 완(萬)씨는 이같이 말했다. 그전에는 들을 수 없었던 밝은 목소리였다. 완씨는 현재 우한시 정부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8일 0시(현지시간, 한국시간 오전 1시)를 기해 우한의 '빗장'이 열렸을 때도 여전히 긴장감을 보였다. 당시 완씨는 학교가 휴교령을 끝내고 개학이 시작돼야만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끝났다고 느껴질 것 같다며 절대 해이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 한달이 지난 지금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완씨는 "지난 4개월은 도시 전체가 적막감에 휩싸여 숨이 막혔는데, 이제는 예전의 활기찬 모습이 점차 보이기 시작했다"며 우한 내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잠잠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완씨는 일부 학교들은 등교 개학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6일 우한의 일부 고등학교는 3학년부터 등교 개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등교 개학이 시작된다는 것은 코로나19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완씨는 "또 후베이성 대응 수준이 하향조정되면서 많은 시민들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며 "둥후뤼다오(東湖綠道), 한커우장탄(漢口江灘) 등 우한 대표 관광명소에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도 했다. 

코로나19 최초 발생지 후베이성은 지난 2일 0시를 기해 코로나19 대응 수준을 1급에서 2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후베이성 당국은 지난 1월 22일 2급 대응을 시작했고, 1월 24일에는 대응 수위를 2급에서 1급으로 상향 조정했었다.

이로써 중국 31개 성(省)급 지역은 모두 코로나19 1급 대응을 해제했다. 우한시를 포함해 후베이성에서는 57일 연속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달 27일엔 우한에서 확진자들이 모두 완치 퇴원했다. 이에 따라 우한시는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고한 지 4개월 만이다.
 

우한 둥후뤼다오(東湖綠道),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사진=CCTV 캡처]
 

다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리를 다닌다고 완씨가 설명했다. 

또 우한시는 확산 우려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양새다.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서 신분 확인을 하고, 일종의 건강확인증인 '그린코드'를 제시해야 한다. 또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주시설에 출입할 때 체온 검사를 하는 등 기본적인 방역 조치는 여전히 시행 중이다. 

게다가 노동절 연휴(5월 1~5일)를 맞아 우한 내 주요 관광명소는 문을 열었지만 시간 대에 따른 입장객 수를 제한했다. 지난 29일 재개방한 황학루도 연휴 기간 창구에서 입장권을 팔지 않고 인터넷으로 예매해야 했다. 입장객은 30분당 300명으로 제한했다.

아울러 사람들이 밀집되는 실내 공간인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 미술관과 박물관 측은 노동절 기간 '클라우드 미술관 및 박물관'을 오픈하기로 했다며 관광객들은 모바일로 미술관, 박물관 내 전시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한은 중국 내에서도 코로나19로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본 곳이다. 26일 0시 기준 중국 전체 확진 환자 8만2827명 중 3분의2에 달하는 5만333명이 우한에서 나왔고 3869명이 사망했다. 입원 환자는 지난 2월 18일 3만802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감소세를 보이다 두 달여 만에 모두 퇴원했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던 1월 23일 중국 정부는 전격적으로 우한을 봉쇄했고 76일 만인 지난 달 8일에야 봉쇄 조치를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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