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6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 한국닛산㈜(이하 닛산), 포르쉐코리아㈜(포르쉐) 등 수입차 브랜드 업체가 국내에 판매한 경유 차량 14종 총 4만381대에 대해 배출가스 불법 조작(임의설정)으로 판단하고 7일 인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결함시정 명령 및 과징금을 부과한 뒤 형사 고발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앞서 2018년 6월 독일 교통부의 불법 조작 문제 제기 직후 국내에 판매된 해당 차종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다른 차종도 지난달까지 조사를 받았다.
이번에 적발된 차량 중에서 벤츠는 C200d(배출가스 인증번호에 따라 2종으로 계산), GLC220 d 4Matic, GLC250 d 4Matic, ML250 BlueTEC 4Matic, GLE250 d 4Matic, ML350 BlueTEC 4Matic, GLE350 d 4Matic, GLS350 d 4Matic, GLE350d 4Matic Coupe, S350 BlueTEC L, S350 BlueTEC 4Matic L 등 12종 3만7154대에 달한다. 닛산 캐시카이 1종 2293대, 포르쉐 마칸S 디젤 1종 934대 순이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판매한 이들 경유 차량은 인증 시험 때와 다르게 실제 주행할 때 질소산화물 환원 촉매(SCR)의 요소수 사용량이 줄어들고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 작동이 중단되도록 불법 조작 프로그램을 설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질소산화물이 상당수 배출된 요인으로 파악됐다.
특히, 벤츠 경유 차는 실제 도로 주행 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이 실내 인증 기준(0.08g/㎞)의 최대 13배 이상에 달할 정도였다. 이렇다 보니 2016년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라 4년간 자리를 지킨 벤츠의 위상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째 역대 판매량을 갈아치웠다. 올해에도 1분기에만 1만5400대를 판매하며 BMW(1만1331대)와 함께 1만 클럽에 올라섰다.
그러나 그동안 수입차 업체의 불량 및 불법 조작 등으로 시장 점유율이 출렁거렸던 만큼 벤츠에도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한다. A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벤츠에 대한 시장 선호도가 최근 몇 년간 높아진 것은 사실이나 이번 적발 충격으로 시장의 변화도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입사들은 앞으로 45일 이내에 환경부에 결함시정 계획서를 제출해 승인받아야 한다. 해당 차량 소유자는 이후 리콜 조치를 받게 된다.
한편 벤츠 측은 이번에 문제 된 기능은 정당한 기술적·법적 근거가 있어 사용했다는 내용으로 환경부 발표를 반박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