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까지 ‘어닝 쇼크’...정유 4사 모두 ‘검은 눈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석유선 기자
입력 2020-05-06 18:3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1962년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 영업손실 1조7752억원

  • 정유 4사, 작년 한해 번 돈 4조원...올 1분기 한번에 날릴듯

국내 정유업계 1위 기업인 SK이노베이션이 1분기 1조7752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다. 당초 시장 예상치 1조원 영업적자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1962년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이다. 국제유가 급락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감소, 정제마진 하락 등 ‘삼중고’가 겹친 결과다.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가 1분기에만 총 4조원 규모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은 사실상 현실로 굳어질 분위기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영업손실이 1조7752억원, 매출은 11조163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조1033억원, 전분기 대비 1조8977억원 급감했다.

정유사업에서는 1조63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화학사업은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 적자 전환했다. 전분기보다 제품 마진이 개선됐지만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손실 영향이 컸다.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971억원 줄어 898억원 적자를 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 환경에 놓여 있지만,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기회로 삼아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의 유전 현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그간 국내 정유업계 최악의 실적은 2014년 4분기로 기록돼 있다. 셰일가스 패권을 둘러싼 산유국들 간 ‘가격 전쟁’으로 인해 당시 SK이노베이션의 영업적자는 4217억원이었고, 정유 4사의 적자 합은 1조1500억원이었다.

하지만 올 1분기 SK이노베이션의 적자는 당시의 4배를 넘어섰다. 지난달 말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S-Oil)의 1분기 영업손실은 1조73억원으로, 분기 기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적자다. 현대오일뱅크도 5632억원 적자를 냈다. 조만간 실적 발표를 앞둔 GS칼텍스도 전망치인 7000억원을 넘어 1조원대 적자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정유 4사의 올 1분기 4조원 영업적자는 불 보듯 뻔하다. 지난해 정유 4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3조1000억원이었는데, 올해는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수익을 모두 날릴 위기인 셈이다.

2분기에도 실적 반등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하락이 계속되고 있고 정유사 수익과 직결되는 정제마진의 상승 요인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항공유와 가솔린(휘발유) 등 수송용 제품의 글로벌 수요에 좌우되는데, 당분간 수송용 제품의 약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의 글로벌 종식이 6월로 점쳐지고 있지만, 글로벌 수요 부진이 이와 동시에 빠르게 해소되기는 힘들다”면서 “업체들이 설비 가동률을 낮추는 복안을 마련하겠지만 정유 4사의 상반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