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디커플링, 호주는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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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05-0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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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은 가장 큰 수출 시장…"주요 산업들 중국과 경쟁관계 아냐"

코로나19 이후 전세계적으로 탈중국화 세계 곳곳으로 번져가고 있다. 전염병 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멈춰서면서 여러 국가가 예상치 못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중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은 중국 경제로부터의 분리가 쉽지 않을 뿐만아니라, 강제로 분리를 추진할 경우 경제 붕괴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호주가 대표적이다. 

호주 시드니 공과대학의 호주-중국 관계 연구소 제임스 로렌세슨(James Laurenceson)과 마이클 저우(Michael Zhou)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호주의 기업은 양국 무역관계가 붕괴될 경우 엄청난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대학생들의 입국이 막히면서 호주의 대학들은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급락한 관광객 수 역시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 대학들이 지나치게 중국 유학생에게 지나치게 의존해왔다는 비판이 커졌다.

그러나 보고서는 대거로 밀려온 중국 유학생 덕분에 사업을 확장한 호주 대학들은 2018년에만 2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면서 외국인 유학생 증가가 호주 경제 성장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중국은 호주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대중국 수출은 호주 수출 전체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2위인 일본의 비중이 13%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중국의 비중이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의존도가 높은 산업 중 하나는 호주의 낙농업이다. 쇠고기와 양모는 중국으로 수출되는 대표적 품목이다. 

때문에 낙농업 종사자들은 호주가 중국과의 관계를 앞으로도 원만하게 유지되길 원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적했다. 

호주로 제조업 기업들을 다시 불러와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다.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재산업화는 되레 경제를 뒷걸음질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드니 대학교의 중국경영학과의 한스 헨드리슈케 교수는 재산업화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헨드리슈케 교수는 호주에 제조업을 다시 살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지난 2017년 자동차 제조업체 홀든은 경영난으로 생산 시설 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홀든은 18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2만4000명의 노동자를 고용했었지만, 13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세금 지원을 12년간 받기도 했다. 

헨드리슈케 교수는 “디커플링은 호주에게는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면서 "무역적자가 있는 것도 아니고 중국을 상대로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게다가 중국하고 산업 면에서 중국과 경쟁관계에 있지도 않다" 고 지적했다. 

이어 “호주의 상황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디커플링의 이유를 찾을 수 있는 미국과는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같은 차이나 디커플링은 호주 경제 성장의 기반이었던 열린 자유무역주의에 역행하는 것이며, 자동차 산업과 같은 기업들을 지원하면서 국민들의 세금 부담을 높일 우려가 있다는 게 헨드리슈케 교수의 주장이다.

시드니 공과대학의 보고서 역시 호주는 중국과 경제적으로 분리될 필요가 없으며, 코로나19 등 특수 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할 때 정치적 논의가 아닌 호주의 국익을 가장 우선으로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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