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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병원장.[사진=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제공]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소병원이 선별진료소를 통한 검체 채취를 하는 스크리닝(의심환자 확인절차) 역할을 해야 합니다. 우리 병원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선별진료소로 스크리닝 역할에 앞장서겠습니다.”
김상일(47)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병원장은 7일 아주경제와 만나 신종 감염병 대응에 대한 중소병원의 역할과 병원 운영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검체 채취가 가능한 코로나19 전체 선별진료소는 579개이며, 이중 국공립 및 시립병원, 대학병원을 제외한 민간중소병원은 22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중소병원 선별진료소가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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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환자들이 검사를 받기 전 문진표를 작성하고 진료를 접수하고 있다.(왼쪽)[사진=김태림 기자]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은 300병상 규모, 100여명의 의사를 보유하고 있는 종합병원이다. 5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관악구에서 선별진료소는 보건소와 H+ 양지병원 두 곳만 운영한다. 예방의학 박사인 김 병원장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를 만들기 위해 병원 소속 감염내과 전문의들과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지난 3월 환자 1명당 약 13분이 걸리는 선별진료소를 생각해 냈다. 음압시설을 갖춘 총 4개의 부스를 운영해 기존 이동식 선별진료소보다 시간을 3배 가량 단축했다. 1번 부스에서 환자가 나간 후 소독하는 동안 2, 3, 4번 부스에서 환자를 진찰하는 방식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전엔 하루 7~8명의 환자가 겨우 다녀갔지만 이 시스템을 도입한 후 하루 100명까지의 검사도 수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김 병원장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언제든 2차 유행의 위험이 있어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대비한 비용 효율적인 선별진료소가 필요하단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이를 위해 과감히 3000만원의 비용을 들여 선별진료소를 리뉴얼했다.
우선 김 병원장은 비바람 등 외부 환경에서도 지속가능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기 위해 기존 천막형에서 스티로폼(EPS) 판넬형으로 외관을 바꿨다. 의료진과 환자가 방문하는 공간을 분리해 안전을 확보했으며, 일반 검사 환자와 휠체어를 탄 환자, 구급차로 내원해 응급이동형침대로 검체를 채취해야 하는 환자의 유형별로 검사 공간을 나눴다. 이때 의료진은 한 공간에서 여러 유형의 환자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김 병원장은 “의료진이 대기하는 공간은 한 곳으로 두고 환자 방문 공간만 나눠 소수 인력으로도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엔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만 선별진료소를 운영했지만, 이제는 응급실과 선별진료소 공간을 연결해 24시간 코로나19 검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엑스레이(X-ray) 검사 부스를 설치해 의심 환자가 병원 내 검사실이 아닌 선별진료소에서 바로 검사와 판독을 할 수 있는 시설도 갖췄다. 또 약 처방 부스를 마련해 단순 감기 환자가 진료 후 곧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 병원장은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환자는 검사를 진행하기 전 진료소 옆에 마련된 키오스크에서 스스로 증상에 대해 입력한다. 그 후에 진료소 안에서 검사를 진행하는데 이때 의료진이 판단했을 때 단순 감기환자가 있을 수 있다”며 “단순히 검사만 하는 시스템은 의미가 없다. 검사를 받으러 온 환자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준 H+ 양지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환자는 2965명이며, 검체 채취는 293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확진자는 4명 나왔다.
앞으로도 김 병원장은 선별진료소의 안전과 효율을 높이기 위해 IT업체와 협업해 자동 소독기기 등 내부 시스템을 추가할 할 방침이다.
김 병원장은 “아직까지 환자가 다녀간 부스를 의료진이 직접 소독한다. 이는 의료진의 피로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소독하는 과정에서 감염에 노출될 위험도 있다”며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점들을 계속해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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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워크스루(휠체어 환자), 부스형 워크스루(일반 환자) 모습.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은 엑스레이(X-ray) 검사 부스와 약 처방 부스를 선별진료소 내 설치했다.[사진=김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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