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 관계자들이 대중 강경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길 원한다고 전했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런 전략이 미국 노동계층과 반(反)민주당 유권자들에게 통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 행정부를 장악한 대중 매파들은 대중 압박 정책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고 있으며 의회에서도 반중국 정서가 강해지고 있다.
미국 여론 역시 중국에 호의적이지가 않다. 퓨리서치센터의 3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약 1000명 가운데 중국에 대해 비호감을 나타낸 비율은 약 3분의 2에 달했다. 2005년 퓨리서치가 조사를 시작한 이후 중국에 대한 가장 부정적인 평가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호감을 보인 비율도 역대 가장 낮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대중 강경 정책을 주도하면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추켜세우고 두 정상 간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지만, 이는 중국 지도부가 미국의 요구에 마음을 열도록 하려는 전략이라는 게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시작됐다는 우한연구소 유래설을 공식적으로 제기하면서 중국 책임론을 본격적으로 띄우기 시작했다. 무역전쟁 가능성도 거론했다. 중국에 코로나19 책임을 물어 1조 달러 규모로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함은 물론 중국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1차 무역합의를 지키지 않을 경우 합의를 아예 파기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1차 무역합의에서 중국은 향후 2년간 농산물 등 미국산 상품 2000억 달러 어치를 추가 수입키로 한 바 있다.
대선을 앞두고 미중 갈등이 본격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전문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세계 양강의 갈등은 팬데믹 대응을 위한 국제적 공조를 방해하고 경제 위기를 심화하고 추가 무역협상을 지연시키고 새로운 지정학적 위험을 제기할 수 있어서다.
싱크탱크 퀸시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레이첼 에스플린 오델은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미·중 갈등은 전 세계에 위험한 역학관계"라면서 "두 정부 모두 상대의 실패를 국내 정치에서 이용하려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