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만난 김재윤 딥서치 대표는 최근 발생한 대형 금융사고 원인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데이터로 관리가 될 경우 자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점을 찾아 자산에 직접 투자한 투자자나 매니저에게 알려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를 확대해 활용할 경우 DLF사태나 라임사태에서 드러나듯 부실자산 투자에 따른 손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금융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잘못된 투자 판단이다. 즉 투자자산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담긴 데이터들을 확보하고 있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즉 투자자산에 대한 가치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느냐가 투자의 성패를 결정짓는다.
김 대표는 기업 가치평가를 ‘자본시장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과 한정된 정보만으로 기업의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실제 기업가치 평가는 전문가 영역으로 가격이 비싼데다 법적 필요에 의해 리포트도 제한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면서 “특정 회사의 가치가 객관적으로 얼마인지 알아야 하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빅데이터와 AI가 접목된 기업가치 평가 기술은 더욱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보고 현재 대중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는 “최근 들어 금융전문가 외에 일반 직장인들도 기업 가치평가 정보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발맞춰 “기존 전문가 서비스 외에도 일부 실용적인 기능들만 모아 일반 직장인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가치평가를 위해서는 다양한 데이터가 필수다. 딥서치는 기업의 재무와 업계 이슈, 검색 기업의 경쟁사를 비교분석할 수 있으며 관계회사와 사업분야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지난 30년간의 기업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재 딥서치가 데이터로 제공하는 기업은 국내 기업 150만개를 포함해 총 500만 곳이 넘는다. 경제·금융 정보 등을 모두 더할 경우 딥서치의 총 데이터 수는 20억건 이상이다. 이를 통해 기업의 중요한 빅데이터들을 AI 기술을 통해 정량화 하고 고도화해 투자자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창업 초기 4차 산업혁명 기술 관련 기업들은 규제에 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대표는 규제보다도 정부의 적극적인 데이터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입장에서 데이터를 내놓는 것들이 공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들은 모두 다 연결돼 있으며 공급이 가능한 상태”라면서 “관련업계는 데이터를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더 풀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정부도 공개에 대해 생각은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사회적 합의가 아직까지 필요한 부분이며 개인의 정보보호 등 법률적인 부분도 작용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정부의 데이터 공개는 공익적인 부분에서 분명 플러스 요인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들이 다양하게 가공돼 제공되면서 금융소비자들이 누릴 수혜 역시 많아질 것이란 얘기다.
김 대표는 “정부가 데이터를 열게 되면 생각보다 다양한 방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면서 “이를 활용한 사업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