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엿보기] ‘대륙의 십자가’, 중국 5대 제국과 1400년 함께 한 그리스도교 史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전성민 기자
입력 2020-05-07 16:5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로마-중국-한반도를 관통하는 금단의 역사 여행...14개 도시·1만㎞ 대장정

[사진=메디치 제공]


중국 대륙을 지배한 제국들과 그리스도교는 어떻게 함께 전성기를 누리고 또 나란히 몰락했을까?

그리스도교의 서양문명과 중국의 동양문명이 충돌하고 융합되는 1400년 역사를 폭넓게 다룬 신간이 나왔다.

오는 10일 발행되는 ‘대륙의 십자가’(메디치)는 중국학 권위자 송철규 교수와 베이징 특파원으로 오랫동안 중국을 연구한 민경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이 7년 동안 중국 13개 도시와 런던의 중국선교 본부를 탐방하고 집필한 역사서다.

고대 로마를 출발해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에서 꽃피운 유럽의 그리스도교 문화가 통일신라와 일본에까지 전파된 역사를 연구하여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지식과 통찰을 전해준다.

이 책은 중국과 그리스도교의 역사적 가치를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지금으로부터 무려 1400년 전에 당나라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래 제국의 전성기와 몰락기를 함께한 그리스도교의 역사다.

두 번째는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무려 1000년 동안 수많은 유럽 선교사들이 정치·사회·경제·과학의 서양 문명을 중국 동양 문명에 전파했고 궁극적으로 양대 문명이 융합하는 과정을 그린 역사다. 세 번째는 현대 중국의 그리스도교 역사다.

설민석 단꿈아이 대표이사는 서평을 통해 “‘대륙의 십자가’는 기독교를 다룬 책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은 ‘당 → 송 → 원 → 명 → 청’의 5대 제국과 현대 중국까지 1400년 격동의 세월을 담고 있는 역사서다”며 “저자들은 저 거대한 대륙 곳곳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역사적 사건을,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날카로운 통찰로 우리에게 전해준다”고 소개했다.

저자들은 타이완을 포함해 중국 13개 도시를 발로 뛰며 1400년 전의 ‘대진경교유행중국비’, 고대·중세·근대 선교사들의 유물과 유적, 현대 교회의 파괴 현장까지 중국 그리스도교 역사를 책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예컨대 1장 당나라 시대에 경교 부흥의 상징으로 세워졌다가 그리스도교 탄압이 시작된 이후로 무려 1000년 동안 땅속에 묻혀 있어야 했던 ‘대진경교유행중국비’ 실물과 ‘동방의 피사탑’이라 일컬어지는 ‘대진사보탑’ 취재기는 현장에서 촬영한 자료가 풍부하다.

저자들은 원나라 이후 권력의 중심이 된 베이징에서는 마테오 리치가 잠들어 있는 외국인 선교사 묘지를 답사하고 저 위대한 선교사가 어떻게 중국을 넘어 조선 실학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는지 역사적 자료를 발굴했다.

또한 개항과 제국주의 침략의 교두보가 된 상하이, 태평천국운동의 흔적과 난징대학살의 비극적 역사가 남아 있는 난징, 오랫동안 ‘선교사들의 무덤’으로 일컬어진 허페이, 중화민국이 성립된 이후 급속한 종교적 발전을 이룩한 타이완 등에서 리홍장, 쑨원, 장제스 같은 역사적 인물들의 활약과 기록을 발굴해 책에 실었다.

중국 근대화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거나 의도적으로 숨겨진 이들의 다양한 일화도 흥미롭다.

프로파간다의 희생양이 되어 서구 열강의 침략 야욕에 일조했다고 알려진 일부 선교사들의 진실, 중국인들에게 핍박을 받으면서도 오히려 죽는 순간까지 그들을 용서하고 구원하려 했던 순교자들의 희생, 중국인들을 위해 교육과 의료 인프라 확충에 평생을 바친 후 유럽의 고향으로 돌아가 조용히 생을 마친 의사와 교수들의 헌신은 종교의 근본이 왜 ‘사랑’이고 ‘인류애’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리스도교에 몸담은 독자라면 중국 그리스도교인과 연대하여 양국의 종교·문화 교류를 재건할 때 이 책에서 요긴한 정보를 풍성하게 얻어갈 수 있다.

역사책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저자들이 유럽 대륙과 중국 대륙 사이 1만㎞를 여행하며 담아온 이야기 속에서 역사, 종교, 전쟁, 철학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