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다목적 방사광 가속기 구축 부지로 충청북도 청주시가 최종 선정됐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8일 오전 세종 과기정통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충북 청주시는 평가항목 전반에서 고루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특히 지리적 여건, 발전 가능성 분야 등에서 최적의 부지라고 판단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방사광 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물질 분해능이 높은 밝은 빛(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장비다. 방사광은 태양 빛 밝기의 100억배에 달해 미세한 구조나 세포의 움직임까지 볼 수 있다.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와 발기 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등을 개발하는 데 활용됐으며, 디스플레이 등 산업계에서도 핵심 연구 장비로 꼽힌다.
정부는 전략 원천기술 경쟁력 확보와 대형 가속기 인프라 확충을 위해 신규 방사광 가속기 구축 사업을 추진해 왔다. 지난 3월 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대형 가속기 장기 로드맵 및 운영 전략'이 확정됐다.
이번 방사광 가속기 구축 부지 공모에는 강원 춘천시, 경북 포항시, 전남 나주시, 충북 청주시 등 4곳이 출사표를 던졌으며, 이후 나주시와 청주시로 압축됐다.
청주시는 전국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입지와 뛰어난 교통망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와 대덕연구단지 등 연구 인프라가 인근에 밀집돼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나주시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호남권에 가속기를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IST(광주과학기술원)·전남대·전북대 및 개교 예정인 한전공대와 연계해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평가는 총 1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부지선정평가위원회에서 기준을 마련해 진행했다. 결과는 청주시 90.54점, 나주시 87.33점, 춘천시 82.59점, 포항시 76.72점 등의 순이었다.
이명철 선정위원장은 "과학기술인으로서 첨단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앞서나갈 수 있는 바탕을 만든다는 소명 의식을 갖고 평가에 임했다"며 "위원회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 없이 과학적·객관적 시각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 제고에 최적인 입지를 찾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선정 결과에 따라 과기정통부와 충북도, 청주시는 가까운 시일 내 구체적인 지원 조건과 사업 추진 방향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2년 이전 착공, 2028년 운영을 목표로 한다.
정병선 차관은 "선정된 부지와 지원 내용을 반영해 사업 기획을 완료하고 이달 중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차질 없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따르면 방사광 가속기 유치로 고용 13만7000명, 생산 6조7000억원, 부가가치 2조40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예상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