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용인 66번 확진자 보도...“감염병 보도준칙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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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기자
입력 2020-05-0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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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수 언론 매체...성 소수자 클럽 부각

  • "아웃팅 공포로 방역망 밖으로 숨어들 것"

경기도 용인 66번째 확진자의 동선이 언론에 보도되는 과정에서 ‘감염병 보도준칙’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6일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K클럽은 “금일 확진된 지역사회 확진자가 지난 2일 오전 0시20분부터 오전 3시까지 해당 클럽에 방문한 사실을 확인해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후 7일 다수 언론 매체들은 해당 사실을 보도하면서 ‘성 소수자가 주로 이용하는 시설을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불필요한 정보를 공개해 언론이 차별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①지자체는 어디까지 공개했나?

지난 7일 용산구는 66번 확진자 동선을 공개했다. 지난 5월 1일 우사단로에 위치한 주점인 ‘술판’을 다녀갔고, 2일에는 우사단로에 위치한 킹클럽, 트렁크(주점), 퀸(주점) 등을 거쳤다고 밝혔다.

감염병예밥법에 따라, 용산구는 확진자 동선은 구체적으로 공개했지만, 확진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주점명을 적기는 했지만, 주점이 ‘성 소수자들이 이용하는 곳’이란 구체적인 설명도 달지 않았다. 확진자와 동 시간대 같은 장소에 있던 사람이 파악되지 않자, 부득이하게 상호명을 밝힌 셈이다.

②확진자가 ‘성 소수자 클럽’에?

66번 확진자가 성 소수자 클럽에 갔다고 밝힌 것은 언론이다. 한 언론은 단독 보도를 통해 ‘성 소수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에 확진자가 다녀갔다’고 밝혔다. 이후 온라인에선 확진자의 성 정체성을 두고 비방하는 글이 쏟아졌다.

반대로 일각에선 “성 소수자 클럽을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성소수자에게 아웃팅이 중요한 문제임을 고려하지 않은 보도”라고 질책했다.

③보도기준은 무엇인가?

앞선 지난 2월 21일 한국기자협회는 ‘코로나19 보도준칙’을 발표해 인권침해, 혐오조장 표현을 주의하자고 권고했다. 아울러 지난 3월 9일 인권위원회도 “개인을 특정하지 않고 시간별로 방문 장소만을 공개하는 방안 등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면서도 사생활 보호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28일 한국기자협회는 추가적으로 ‘감염병 보도준칙’을 제정, “감염인을 취재하는 것만으로도 차별과 낙인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개인정보 보호와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적 취향을 드러낸 보도가 방역활동을 저해한다는 시각도 있다. 보도로 인해 혐오 대상자가 된 사람들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성 소수자 인권운동 단체는 “원치 않게 강제로 성적 지향이 공개되는 이 아웃팅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조성해서 방역망 밖으로 숨어들게 할 뿐”이라고 밝혔다.
 

[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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