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AP와 CNN 등 외신들은 지난 주말 우리나라와 독일, 중국에서 새롭게 보고된 코로나19 확진 사례를 보도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봉쇄·규제 완화 시도는 '재유행 위험성'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AP는 "한국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한 후 첫 주말 서울 이태원클럽에서 34명 이상의 신규 감염이 나타났다"면서 "한국에서 일일 감염자 수가 30명을 넘긴 것은 한달여(49일 만) 만에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CNN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았습니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한국과 중국에서의) 신규 감염 규모는 아직 미미한 정도지만, 그간 코로나19에 가장 잘 대응해온 국가들에서의 재확산 사례 보고는 (코로나19가 다시 퍼질 수 있다는) 항간의 우려를 키운다"고 전했다.
◇中 양회서 '코로나 종식 선언' 가능할까?
강력한 봉쇄 조치로 가장 처음 코로나19 사태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던 중국은 국가 최대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를 열흘 앞두고 초비상사태에 돌입했다.
1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17명의 신규 확진자 중 10명이 본토 확진자였다. 앞서 9일에도 12명의 본토 확진자가 발생해 이틀 연속 10명을 넘겼다.
이에 따라 중국 각지에서는 지역사회 감염이 재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첫 발생 지역인 우한시의 둥시후(東西湖)구 싼민(三民) 주택 단지에선 지난 이틀간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우한시 측은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 이번에도 발병 원인은 지역사회 감염"이라고 밝혔다.
동북 3성(지린·랴오닝·헤이룽장성) 중 지린성의 경우, 수란(舒蘭)시 확진자 중 해외여행이나 감염 노출 이력이 없는 40대 여성이 남편과 세 명의 자매 등 가족 구성원들을 감염시킨 사실이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역사회 재확산 사태로 양회가 재연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3월 초로 예정됐던 양회는 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다가 어렵사리 오는 21일과 22일 일정을 결정했다.
한 중국 소식통은 "이미 양회 개막을 확정한 만큼 다시 연기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집단 감염이 이뤄진 지역의 인민대표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 참석 규모가 축소될 수는 있다"고 전했다.
◇독일선 외국인 노동자 집단감염..."악마 메르켈" 봉쇄령 해제 시위까지도
유럽 내 코로나19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독일에서도 양로원과 공장 등에서 산발적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 언론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최근 며칠 새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바덴-뷔르템베르크·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州) 등의 도축장 3곳(각각 180명·33명·109명 확진)에서 노동자 집단감염 사태가 일어났다. 이들 노동자 대부분이 공동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출퇴근하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로 파악됐다.
앞서 5일 독일 공공보건기관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는 독일 내 코로나19 재생산지수(R)가 다시 1을 넘기며 재유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R 수치가 1.0 이하를 유지할 경우, 바이러스 확산이 통제되는 상태로 해석할 수 있다. 로타어 빌러 RKI 소장은 "코로나19의 제2 확산은 물론이고 제3 확산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면서 "전체 인구의 60~70%가 감염되고 백신과 치료제가 나올 때까진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권고했다.
지난 주말 베를린과 뮌헨 등에서 수천명의 사람들이 악마 모습으로 표현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 가면을 쓰고 봉쇄령 해제 시위를 벌이는 등 독일 각지에서도 봉쇄령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지난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봉쇄령 규제 기간을 연장하는 대신 규제 강도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집단 감염 보고가 이어지며 봉쇄령 해제 논란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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