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코로나19 여파 실내활동 늘어난 아이, 알레르기 질환 노출 주의보…전윤홍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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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서 기자
입력 2020-05-1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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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마다 심한 기침에 긁적긁적~” 우리 아이 괜찮을까요?

전윤홍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사진=인천성모병원]


우리 아이들은 성인들보다 훨씬 환경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들의 변화에 항상 주의를 기울인다.

특히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아이들은 더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활 속 거리두기와 온라인 수업 등으로 우리 아이들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있다. 실내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환경적응능력이 떨어지면서 그만큼 알레르기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 연령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알레르기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외부 물질로 인해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환경오염이나 다양한 가공식품 등으로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사람이 증가하는 추세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체질, 즉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음식 등 환경적인 요인 역시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연령에 따라 연이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가 태어나 음식을 처음 접하게 되면서 경험하게 되는 ‘식품 알레르기’와 이로 인해 피부에 증상이 나타나는 ‘아토피 피부염’, 이어 아토피 피부염이 좋아질 때쯤 학교 가기 전 심한 기침으로 나타나는 ‘소아 천식’, 다시 소아 천식이 호전될 때쯤 이어지는 ‘알레르기 비염’ 등 연령에 따라 형태를 달리하며 나타난다. 흔히 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특징을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윤홍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질환을 겪게 되는 건 아니다”며 “어떤 질환이 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고 어떤 아이에게는 모든 증상을 거쳐 순차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또 동시에 천식과 비염이 같이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고 했다.

▶너무 깨끗한 환경도 문제… ‘위생 가설’ 영향 추측
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보통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는 아이가 태어나 환경적 요인을 만났을 때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증상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아이가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처음 먹는 음식으로 인해 나타나는 식품 알레르기나 아토피 피부염은 두드러기 같은 발진이나 심한 가려움증, 태열 같은 습진 형태로 발현한다.

다음에 나타나는 천식은 만성 기침이 주된 증상이다. 아이가 일반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고 약을 먹는데도 오랜 기간 기침이 계속된다든지, 병원에서는 엑스레이를 찍어도 이상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데 밤마다 심한 기침을 하거나 호흡곤란이 있고 숨이 답답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조금 더 나이가 많은 아이들에게 생기는 알레르기 비염은 장기간 반복되는 기침, 코막힘, 코가려움증, 눈을 심심하게 비비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최근 소아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하는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서구화된 생활습관과 식습관 등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윤홍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예전에 흙을 만지며 자란 아이들, 즉 여러 가지 병을 앓고 스스로 회복했던 아이들은 면역력이 좋아 알레르기 질환이 적은 반면 요즘처럼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그렇지 못해 알레르기 질환에 취약하다는 ‘위생 가설(Hygiene Hypothesis)’과 관련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진단은 성인에 비해 검사에 제약이 많은 탓에 주로 혈액 검사가 유용하게 사용된다. 예를 들어 성인에서는 쉽게 시행되는 피부반응 검사의 경우 소아에서는 12개월(돌)이 지나야 정확하게 진단에 사용될 수 있다. 또 아이들의 피부 면적이 적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검사를 진행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소아의 경우 혈액 검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이뮤노캡(ImmunoCAP) 등 면역 검사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데이터가 쌓이면서 이의 활용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소아 천식은 보통 학령기 아이들이 대상인 만큼 성인과 같은 폐기능검사와 기관지유발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최근 ‘면역 치료’ 눈길… 정확한 원인 파악해 관리해야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과와 협진을 통해 주로 보습과 목욕법 등 교육을 진행하고 혈액 검사로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겐을 파악한 후 그것을 회피하는 방법 등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또 적정량의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를 피부에 바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할 수 있다. 피부과를 통해 진행되는 광선 치료도 아이들의 아토피를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천식은 우선 폐기능검사를 통해 아이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중증도에 맞춰 흡입용 증상조절제를 꾸준히 사용하거나 필요할 때마다 추가적으로 증상완화제를 쓰면서 폐기능이 좋아지는 것을 추적 관찰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비강 내에 분무하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동반되는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항히스타민, 항류코트리엔제 등 경구약제를 병용해 치료한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 치료법 중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면역 치료’다. 전윤홍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이 만성 질환이다 보니 오랫동안 약이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엄마들이 성장저하나 부작용 걱정으로 면역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대표적인 알레르기 면역요법인 피하 주사 치료의 경우 이미 수십 년에 걸쳐 비염에 대한 확실한 효과가 입증됐고 천식에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가 보고돼 있다”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알레르기 질환이 심하지 않은 경우 치명적이거나 위중하지 않다고 생각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대개 부모님들은 “자신도 그런 적이 있다”거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괜찮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로 정확한 원인도 모른 채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전윤홍 교수는 “소아의 알레르기 질환은 처음에는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하나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치료 후 완치되기보다는 증상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거나 표적 기관을 바꿔 증상을 보이는 만성 질환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알레르기 질환 검사가 쉬워지고 정확도 역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제대로 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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