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세계 첫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문 열었다

세계 첫 시도 '민간 샌드박스' 12일 출범 ... 정세균 총리, 생활방역 후 첫 경제행보

국내 첫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샌드박스는 혁신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출시를 가로막는 규제를 유예·면제하는 제도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2일 상의회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박용만 회장, 대기업, 벤처 기업인들이 모인 가운데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출범식에는 김성수 국무총리비서실장,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관계 부처 차관들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기웅 위쿡 대표, 변창환 콰라소프트 대표, 이석우 두나무 대표 등이 참석했다.

영국·미국·일본 등 정부와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샌드박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민간에 새로운 채널을 통해 제도혁신을 꾀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이번 출범식은 현판이 없이 상의 로비에 있는 110인치 '디지털 사이니지'가 등장했다. 총리와 기업인들이 태블릿 버튼을 누르자 '미래를 여는 길 샌드박스' 영상이 상영되며 샌드박스를 통해 도움을 받은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박 회장은 인사말에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일을 벌이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지만, 위험을 사전 차단하는 제도로 인해 시도 자체가 막히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샌드박스가 젊은이들에겐 최후의 보루로 평가받고 있다"며 "국회 입법이 무산되거나 소극 행정에 사업이 막히면 이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곳이 바로 샌드박스"라고 말했

대한상의 내 민간 샌드박스 출범 소식은 이미 문재인 대통령이 '상의 샌드박스는 실효성과 속도감을 높일 것'이라고 1월말 기대를 나타냈다. 이에 기업들 사이 '진짜 사업하게 해준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100여개 기업의 신청서가 센터에 몰렸다. 대한상의 측은 "비대면 의료, 공유경제 등을 중심으로 이미 57건의 과제를 진행중"이라며 말했다.

또 대한상의 지원센터는 법령에 근거한 국내 유일의 민관 합동 지원기구로 산업부의 산업융합 샌드박스, 과기부의 ICT융합 샌드박스, 금융위의 금융 샌드박스 등 全산업 분야로 접수가 가능하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의 신청서 작성, 법률‧컨설팅 지원, 부처 협의 등을 원스톱으로 무료 지원해 각 부처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준다는 입장이다. 각 부처는 민간의 과제를 우선시하고 신속히 풀어 많은 성과를 내 역대급 민관 팀플레이를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출범식 후에는 정 총리 주재로 현장간담회가 열렸다. 기업인들은 대한상의 샌드박스 지원센로 더 많은 기업이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있게 법과 제도를 혁신해주실 것을 당부했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샌드박스를 위한 정부와 대한상의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더 많은 혁신제품과 서비스가 쏟아져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이 앞당겨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서울상의 부회장)은 “민간 샌드박스 지원센터 설치로 기업들의 편의성‧접근성이 높아져 보다 많은 기업이 혜택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출범식 이후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대한상의에 신청된 과제는 대한상의 사무국과 컨설팅, 변호사로 구성된 전담팀이 투입돼 1대1 상담을 제공한다. 각종 신청서 작성은 물론 사업성‧기술성에 관한 컨설팅과 법률 자문, 부처협의, 사후관리까지 제공한다.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약 1억2000만원의 실증특례비와 1천500만원의 책임보험료도 지원한다. 지원이 필요한 기업은 대한상의 샌드박스 홈페이지나 지원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규제샌드박스 민간접수기구 출범 현판 제막하는 정세균 총리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