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 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할 후보군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이번 선거의 경우 사상 최초로 전자투표제가 도입되며 과거 선거보다 많은 후보들이 회장직에 출사표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6월 치러질 한공회 회장 선거에는 업계는 물론 학계와 정계 출신 인사들이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현재 출마가 점쳐지는 후보군만 6명에 달해 3명 내외 후보가 출마했던 과거 선거와 달리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공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 등을 고려해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결과 출마를 결심한 후보자들이 과거보다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자 난립 등을 방지하기 위해 입후보 기탁금을 상향 조정했지만 후보군에 속하는 인사들 대부분이 출마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먼저 대형 회계법인 출신 인사로는 정민근 딜로이트안진 부회장(한공회 직무부회장)과 함께 김영식 삼일회계법인 대표가 출마할 전망이다. 중견 회계법인 중에서는 한공회 선출 부회장을 맡고 있는 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의 출마가 예상된다.
학계 인사로는 지난 43대 한공회장 선거에 입후보했던 이만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한국회계학회장을 지낸 황인태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이자 공인회계사 출신인 채이배 민생당 의원도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자투표제 도입과 함께 협회장에 도전하는 후보자들도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한공회 선거의 경우 현장 투표만 허용됐던 탓에 업무 시간 중 투표가 가능한 일부 대형 회계법인의 영향력이 컸다. 이 때문에 업계 외부 인사나 중소형 회계법인 출신 인사의 출마도 적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역대 한공회장 선거 투표율은 30%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선거에선 젊은 회계사들의 지지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황병찬 청년공인회계사회 회장은 "과거 한공회장 선거의 경우 젊은 회계사들의 참여율이 상당히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전자투표제 도입으로 문턱이 낮아지며 올해는 투표율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1년 이후 늘어난 회계사 숫자가 2만여명 되는데, 이들의 목소리를 잘 대변할 수 있는 후보가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회계법인이 아닌 일반 회사 등에서 근무하는 휴업 회계사들의 표심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공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공인회계사 2만1444명 중 휴업 회계사는 747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휴업 회계사들의 경우 회계법인에 재직 중인 회계사들보다 업계 현안에 어두운 편이기 때문에 후보들의 선거 기간 공약 완성도와 홍보가 이전보다 중요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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