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적연금 中주식 투자 제동...미중 갈등 금융시장으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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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20-05-1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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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책임론과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이제는 금융시장까지 번질 조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 퇴직연금의 중국 주식 투자를 막기 위해 나서면서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의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하루 전 유진 스캘리아 노동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백악관은 '연방공무원저축계정'(TSP)의 중국 주식 투자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TSP는 연방퇴직저축투자위원회(FRTIB)가 운영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공적연금이다. 백악관과 연방 공무원, 연방의회 직원, 미군이 폭넓게 가입하는 연금으로, 운용 규모가 6000억 달러에 달한다. TSP는 올해 하반기부터 500억 달러 규모의 자체 '국제주식투자펀드'를 통해 중국 주식에 4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백악관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거나 인권 문제를 갖고 있다면서 TSP의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백악관은 서한에서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는 "퇴직연금을 중대하고 불필요한 경제적 위험에 노출시킬 것"이라면서 "연방 근로자들의 돈을 중대한 국가 안보와 인도주의적 우려가 있는 (중국) 회사들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 회사들이 미국의 제재를 위반해 운영되고 있으며, 군사력을 강화하고 종교적 소수집단을 억압하는 중국 정부를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또 "FRTIB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중국의 과실에서 비롯된 제재가 나올 가능성을 포함해 전 세계와 중국의 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시기에 이런 (투자) 계획을 실행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책임론과 관련해 향후 대중 제재 가능성까지 시사한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강경 행보가 거세지면서 세계 양강의 갈등 수위도 점점 높아질 조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향해 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책임을 물어 징벌적 관세를 물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린지 그레이엄 등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날 중국이 코로나19에 대한 국제 조사를 수용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거들었다. 중국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미국 정부에 대중 제재 권한을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최근에는 중국이 코로나19로 경제 충격으로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 수입을 늘리겠다는 1단계 무역합의를 이행하기 어려울 것 관측되면서 2차 무역전쟁 우려도 커진 상황. 중국에서는 관영 언론을 중심으로 1단계 무역합의를 다시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흘러나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재협상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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