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인어] 검색되지 않을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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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05-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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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통신 기지국 수사 존재가 알려진 건 2010년 전후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참석자를 경찰이 어떻게 귀신같이 알고 추적했는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기지국 수사 덕분이었다. 기지국 수사는 특정 시간대, 특정 기지국에 접속된 모든 전화번호 목록을 조사하는 것이다. 테러범을 잡을 때 요긴하게 쓰인다. 2013년 보스턴 테러 때 기지국 수사로 사흘 만에 용의자 신원을 확보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 미국·영국 정보기관은 지난해 10월 코로나19 발발지인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3주간 통신신호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며 어떤 '위험한 일'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내놓기도 했다. 1만905명. 4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을 다녀간 사람 숫자다. 기지국 수사로 전화번호를 확보한 당국은 신속히 추적조사에 들어갔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또 한편으론 21세기 '빅브러더 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검색되지 않을 자유'는 없는 것 같아 씁쓸하다.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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