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동구 둔촌주공 조합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6000여명의 조합원들에게 조합장 및 임원 해임 동의서를 발송했다. 조합원 6100여명 가운데 현재까지 2000여명 이상이 찬성해 해임이 유력하다. 해임안이 통과되면 사업이 추진된 지 20년 만에 조합장이 교체된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2000년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설립되고 2007년 조합이 설립됐다. 2018년 1월 이주가 완료됐음에도 지난해 부실한 석면 제거 관련 과태료를 부과받고 6개월가량 석면 제거 작업이 늦어지면서 쌓인 조합원들의 불만은 커졌다. 여기에 명확한 설명도 없이 이주비 대출금 이자를 조합원 개인에게 부담을 전환시키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강북 최대어로 꼽히는 은평구 갈현1구역의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역시 속내가 복잡하다. 조합은 오는 24일 오후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지만, 조합원들은 롯데건설과 체결한 수의 계약에 대한 거센 반대 여론을 펼치고 있다.
동작구 흑석3구역(흑석리버파크자)과 흑석9구역 재개발 조합도 각각 조합장 해임에 나서고 있다. 흑석3구역 조합은 지난 9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 등 이사진 7명과 감사 2명 전원에 대한 해임·직무집행정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기존 조합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고 견본주택 유상옵션 관련 조합원 협의를 거치지 않는 등 분란을 키웠다는 이유다.
흑석 9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 역시 14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과 감사 2명, 이사 5명의 해임·직무 정지 안건을 상정하고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비대위는 조합장이 구역 내 주차장 운영권을 지인과 수의계약한 것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었다.
여기에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제안한 대안설계가 인·허가를 받지 못함에 따라 논란이 불거졌지만, 집행부가 원활한 소통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내홍이 심화됐다. 이에 흑석 9구역 조합은 비상대책위원회격인 ‘흑석9구역 바로서기 모임’(바로서기)을 만들었으며 여기에는 전체 조합원의 40%정도가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 반포 1·2·4주구 재건축 사업지에서도 조합장 교체 가능성이 언급된다. 조합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및 내부 소송건 등으로 조합원들이 다음달 조합장 해임안을 표결에 부칠 총회를 예정한 상태다.
아울러 서울 대표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지는 추진위와 비상 대책 위원회(비대위)가 20여년간 지지부진한 사업 추진으로 갈등하고 있다. 추진위가 선거관리위원회를 조합 내부에서 선정하자고 제안하고 있지만, 비대위는 강남구에서 선출하자는 입장으로 팽팽하게 맞서는 상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