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빅2…이재용·정의선 첫 단독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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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0-05-1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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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2위 그룹을 이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첫 단독 회동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각사의 역할과 더불어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현황과 방향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함이다. 특히 이번 회동을 통해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공식화할 경우 양사 간 어떤 식으로 사업 협력이 이어질지 재계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오전 삼성SDI 충남 천안사업장을 방문했다. 두 사람이 공식석상에서 독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초청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이 직접 사업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이 삼성 사업장을 찾은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에선 정 수석부회장과 함께 현대차 알베르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사장), 서보신 사장 등이 자리했다. 이 부회장은 전영현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장(사장) 등과 함께 이들을 맞이했다.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소형 배터리와 자동차용 배터리의 생산라인이 자리한 곳이다. 현대차 경영진은 전지동 임원회의실에서 삼성 측으로부터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기술 동향과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와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 선행 개발 현장도 함께 살폈다.

이들은 지난 3월 삼성이 공개한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원천기술을 주목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기술을 통해 배터리의 수명과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동시에 크기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1회 충전만으로도 800㎞ 주행이 가능하고 1000회 이상 재충전이 가능하다.

전기차 배터리는 2010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5대 신수종사업'으로 꼽은 분야다. 유럽이 연비와 배기가스 규제에 강력하게 나서면서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부회장 역시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의 납품을 성사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2년에는 BMW와의 대규모 공급계약을 이끈 데 이어 지난해에는 29억 유로(약 3조85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삼성SDI의 사용량은 1.2GWh로 점유율 6.0%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사용량 0.9GWh와 비교하면 34.0% 증가한 수치로, 순위 역시 두 계단 상승한 4위를 기록했다. 폭스바겐 'e-골프', 파사트 'GTE', BMW '330e' 등 고객사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용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그간 꾸준히 현대차 측에 자사 배터리 납품을 타진해 왔지만, 현대차는 지금까지 자사 전기차에 삼성SDI 배터리를 채택한 적이 없다. 현대차 전동화 모델에는 LG화학 배터리가, 기아차 전동화 차량에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주로 사용된다. 하지만 그룹 총수의 회동을 계기로 양사가 배터리 동맹을 결성할 경우 글로벌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삼성 관계자는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혁신을 위해 양사 간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1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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