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는 코로나세대 취업문] ① 10명 중 4명은 취업 불합격…코로나경제에 우는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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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20-05-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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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대학 평균 취업률 64.6%…IMF 당시 취업률 58.3%

  • 2분기 청년 고용충격 본격화 예고…취업문 더 좁아질 것 예상

4월 고용동향이 불러온 후폭풍이 거세다. 21년 2개월 만에 취업자 감소 폭이 최대수준을 보이면서 고용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취업 문을 향해 뛰는 청년층에게 좌절감만 안긴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0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4만5000명이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월 이후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청년층 고용률도 2.0%p 줄었다. 게다가 20대(20~29세)로 범위를 좁힐 경우, 고용률은 전년 동기 대비 2.6%p 줄어든 54.6%로 나타났다. 취업자 수는 15만9000명 줄어들었다.

문제는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을 받아줄 곳이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치열한 경쟁은 물론, 경기 불황에 기업들마저도 신규 채용을 주저하는 분위기다.

그렇다 보니 대학의 취업률을 보더라도 한숨을 내쉬는 대졸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전국 대학, 전문대학, 대학원대학 취업률[표=대학 알리미]



14일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의 전국 평균 취업률은 64.4%에 그친다. 4년제 대졸자 10명 가운데 4명은 좁아진 취업 문 탓에 고배를 마셔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대학과 대학원대학의 전국 평균 취업률을 보더라도 각각 71.6%, 69.4% 정도다.

다만, 올해 1분기 들어 코로나19 유행으로 실제 대졸 취업률은 평균치보다도 내려앉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 졸업생은 "올해 대학을 나와 사회로 진출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영향에 마땅히 지원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라며 "갑작스러운 상황에 차라리 지난해 한 차례 휴학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같은 현상은 1997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대졸자들의 처지와도 비슷하다.

특히, IMF 세대(92·93학번)로 불리는 당시 대졸자들은 대기업부터 중견, 중소기업까지 문을 닫는 상황 속에서 일자리를 찾는 데 여간 애를 먹은 게 아니다. 

실제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IMF의 직격탄을 맞은 1998년 대학·대학원 졸업생들의 평균 취업률은 58.3% 수준에 그쳤다. 2명 중 1명은 일을 구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사회로 나서는 대졸자들 역시 IMF 세대에 버금가는 코로나 세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경제연구원 한 연구원은 "애초 경기 불황이 예고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그 시점을 상당히 앞당겨놓은 셈"이라며 "40%에 달하는 대졸자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기존 취준생 규모에 2년가량 취업을 하지 못한 대졸자들이 쌓일 경우, 대규모 청년 실업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예상은 국제사회의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상당한 시일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수출이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주요 산업이다 보니 위축된 글로벌 경제의 영향을 받아 국내 경기 역시 기를 펴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달 초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을 내놓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2분기 이후 청년층의 고용 충격이 본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요셉 연구위원은 "향후 청년층 고용은 해외의 코로나19 위기와 이에 따른 전 세계적 경기침체로 인해 제조업을 포함한 전산업에서 더욱 위축될 전망"이라면서 "취업난이 예상되는 최근 졸업생들의 경우 IT를 비롯한 향후 유망분야의 교육 훈련 기회를 확대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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