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지난 12일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씨에게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이 모두 증거에 의해 유죄가 인정되며,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미 동종범죄로 수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 범행은 누범기간에 저질렀다"며 "편취금액이 거액인 데다 대부분을 사업과 관계없는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고, 자신의 범행을 모두 부인하다가 도주해 재판에 불출석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고(故)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 박씨는 2011∼2016년 4명의 피해자에게 4억2천여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2017∼2018년 세 차례에 걸쳐 기소됐다.
박씨는 "내가 두산그룹 오너가 4세로 기업 인수·합병 사업을 하는데, 돈을 빌려주면 연 30% 이자를 쳐 갚아주겠다"라거나 "내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절친한 사이로 이마트 등에 납품할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18년 3월부터 열린 공판에는 계속 출석했지만 같은 해 10월 선고기일이 잡힌 이후부터는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세 차례 선고를 연기했고, 그 사이 7천만원대 사기와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추가로 병합됐다.
이후로도 박씨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고, 결국 재판부는 공시송달 방식으로 불출석 재판을 진행한 뒤 선고기일을 진행했다. 공시송달이란 재판 당사자의 소재를 알 수 없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게시하는 것이다.
재판부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항소심이 진행된다면 박씨는 계속 불구속 상태를 유지한다. 박씨와 검찰 모두 항소하지 않아 형이 확정될 경우 검찰이 박씨의 소재를 파악해 형을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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