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6개 항공사의 1분기 전체 영업손실은 42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던 대한항공도 적자 전환했다. 대한항공은 1분기 매출 2조3523억원, 영업손실 566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이 1분기 2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해 그나마 적자폭을 줄였다. 여객 부문 수요가 급감한 것에 비해 화물 부문은 미·중 무역분쟁 합의에 따라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항공화물톤수는 지난해 4분기 104만1047t에서 올해 1분기 91만1665t으로 12.43% 감소했다. 특히 1분기 국내 기업의 반도체 등 IT 관련 품목이 수출을 유지하면서, 항공사들도 적자폭을 일부분 상쇄할 수 있었다. 또한 한국을 오가는 외항사들의 운항 수요가 줄어들면서 항공화물운임이 크게 오른 탓도 있었다.
적자폭이 가장 컸던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으로, 1분기 208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 549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매출액도 21.5% 감소해 1조 1295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부문에서는 세계 각국 한국인 입국제한이 본격화된 지난 2월부터 수요가 급감해서 국제선 운항편수가 기존 계획대비 8%선에 머무르는 것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LCC의 경우도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657억원, 티웨이항공 223억원 , 진에어 313억원, 에어부산 38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에서 한국인 입국 제한이 본격화된 2월부터 수요가 급감하면서 여객수요에만 집중했던 LCC들이 집중 타격을 받은 것이다. 올해 1분기 항공여객수는 1786만2693명으로 지난해 4분기(3056만9932명)보다 41.57% 급감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도 국제선 운항편을 기존 계획의 8% 수준으로 운항해온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주와 중국 노선 등 일부 국제선 운항을 재개하면서 선제적 대응에 나섰지만, 여객 수요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국가의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과 달리 여전히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진행 중인 만큼 당장 수요 증가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1일부터 총 110개 국제선 노선 중 워싱턴 등 32개 노선(주간 146회)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평시 국제선 좌석 공급량의 20% 수준이다. 이번 노선 확장은 수요 회복보다는 항공 물동량 증가를 고려한 조치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1일부터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의 운항을 재개했다. 해당 노선은 지난 2013년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사고로 국토교통부로부터 45일 간 운항 중지 처분을 받아 지난 3~4월 운휴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승객이 전년 대비 90% 이상 줄어들었지만 선제적 차원에서 샌프란시스코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주 7회였던 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주 3회로 감편해 운항한다"며 "향후 전체 노선의 운항 계획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