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갑상선암 유병자수는 남녀를 합쳐 37만9946명으로 전체의 21.8%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최근 한국건강관리협회가 발표한 지난해 16개 시·도지부 건강증진의원을 통해 암 확진을 받은 인원 통계에서도 갑상선암은 전체 5615명 중 2594명(28.4%)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과잉진료 논란이 일며 유병률이 감소 추세지만 갑상선암은 아직도 국내 암종 중 발병률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빈도가 높은 암이다.
다행히 갑상선암은 5년 생존율이 100%에 가까울 정도로 예후가 좋은 암에 속한다. 그러나 이는 갑상선암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가 시행됐을 때 얘기다. 갑상선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초기 증상 없고 여성이 3~4배 많아
최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는 “갑상선이 있어도 기능을 못 하거나 수술적 치료로 갑상선 제거 후 호르몬을 공급하지 않으면 추위를 쉽게 타게 되고 갑상선 저하증으로 머리가 빠지고 변비가 생기며 심장도 늦게 뛰게 된다. 또 일상생활 자체가 불편할 정도로 무기력함에 빠지기도 한다”고 했다.
갑상선암은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진행이 많이 되기 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많은 경우 건강검진 시 우연히 발견된다. 그러나 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갑상선의 크기가 증가하거나 목에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고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종양이 주변 신경에 침범하게 되면 쉰 목소리가 나오거나 숨이 찬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종양의 크기가 커져 음식을 삼킬 때 목에 걸리는 느낌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선암은 주로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남성에 비해 3~4배 정도 많다. 주로 발생하는 연령대는 40~50대지만 30대 초반에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훈 인천성모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는 “여성의 경우 호르몬의 영향과 임신, 출산과 관련돼 갑상선 질환에 쉽게 노출되는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남성보다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수술 치료가 원칙… 치료 골든타임 지켜야
일반적으로 예후가 좋다고 알려진 갑상선암의 경우도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병이 진행돼 임파선 등으로 원격전이가 발생할 수 있고 또 재발이 되는 등 치료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내원해 진단을 받아야 한다.
갑상선암의 진단을 위해서는 초음파를 통해 갑상선 결절의 모양과 크기 및 위치를 평가하고 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 미세침흡인세포검사 또는 중심부 바늘생검(core needle biopsy)을 시행한다. 특히 세침흡인세포검사를 통해 갑상선암 중 가장 흔한 유두암의 경우 98%까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다만 조직검사에서 비정형세포가 보이는 경우 비라프(BRAF) 유전자 변형을 확인하는 검사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암으로 진단된 경우 목 부위 임파절로의 전이 여부 및 갑상선 주변 장기로의 침습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경부 초음파 촬영,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검사를 시행해 수술 범위를 결정하고 수술을 시행한다.
갑상선 치료의 원칙은 수술이다. 수술이 필요한 이유는 암을 가만히 놔두면 전이할 수 있고 주변 조직으로 파고드는 침윤 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후에는 수술 소견 및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시행하고 갑상선 호르몬 투여를 통한 내인성 TSH 억제 치료를 한다.
수술은 절개수술이 가장 보편적이지만 절개수술의 경우 목에 흉터가 남는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내시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을 이용해 한쪽 겨드랑이에 5㎝의 절개창 또는 양쪽 겨드랑이와 가슴의 유륜 부분에 작은 구멍을 내고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넣어 흉터가 적은 수술을 시행한다. 최훈 교수는 “갑상선암은 다른 암과 비교했을 때 통계적으로 치료 성과와 그 예후가 매우 좋은 편이지만 이는 낮은 병기에서 조기 치료할 경우에 해당되는 사항으로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고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 내 종양 있을 땐 거의 100% 완치
갑상선암 수술을 결정할 때 중요한 것은 수술 시행 여부와 수술 범위다. 최근에는 갑상선암 크기가 작고 암의 위치가 갑상선 내에 국한된 경우 수술 시행을 미루고 환자와 상의해 ‘적극적 관찰’을 시행하기도 한다. 암이 더 크거나 주변으로 진행하는 양상을 보이면 그때 수술이 시행된다.
수술을 선택하게 되면 양측 갑상선을 모두 절제할지 아니면 병이 있는 한쪽 갑상선을 절제할지 결정한다. 보통 암의 위치가 갑상선을 싸고 있는 피막을 넘어 인접 장기에 암의 침윤이 의심되거나 초음파 등 영상검사에서 임파선 침범이 있는 경우, 양측에 암이 있는 경우, 암의 크기가 4㎝를 넘는 경우 전 절제를 권한다. 한쪽 갑상선에만 암이 있어 한쪽 갑상선을 절제한 경우라도 최종 조직검사 결과 방사선요오드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병이 진행된 경우는 남아있는 반대편 갑상선도 절제해야 방사선요오드치료를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잔존 갑상선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보통 갑상선암의 완치율은 5년보다는 10년을 보는 경향이 많다. 워낙 천천히 자라는 특성상 늦게 재발하는 경우도 있고 생존율이 높기 때문이다. 암이 장기 내에만 있는 제한적 상황에서는 거의 100% 완치율을 보이고, 암이 주변 임파선이나 주변 조직 등으로 적은 침윤을 보이는 국소적 침범이 있을 때도 꾸준히 치료하면 94% 정도 완치된다. 다만 폐나 뼈 등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을 때는 생존율이 60%까지 떨어질 수 있다.
최훈 교수는 “예전 통계를 보면 술을 마시는 사람에서 갑상선암이 오히려 적게 발생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과음을 자주하는 사람들의 경우 갑상선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흡연과 비만도 갑상선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다”며 “갑상선암은 예후도 좋고 걸렸다 하더라도 전문의와 상의해 수술을 하고 꾸준히 치료하면 얼마든지 완치될 수 있다. 희망을 가져도 좋다”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