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만기 불일치 대책을 모색하는 것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반응이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자산유동화 제도 종합 개선방안’ 간담회를 열고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할 수 있는 기업의 신용등급 요건을 폐지하는 등 제도개선에 나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증권사의 부동산PF ABCP가 ‘자금조달-운용의 불일치’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ABCP의 경우 6개월에서 1년 만기로 발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부동산 개발 사업은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4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즉 만기가 일치하지 않으면서 이 자체가 리스크로 지적돼 왔다.
건설업계에서는 국내보다는 해외 부동산에, 주거용보다는 비주거용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수년간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다보니 금융투자업계의 건설사 PF가 다소 남발된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가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큰 자금을 움직이는 건설사들의 PF는 전체 금융시장의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만큼 보수적으로 판단할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건설산업은 산업주기가 길고 매몰비용이 크기 때문에 지역별, 시기별 분양 상황에 따른 단기적 운용자금 수요가 많다”며 “금융시장의 일시적인 불안감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면서 오히려 장기적으로 (건설)산업의 전체 부실을 가져오는 상황으로 몰고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특히 국내보다는 해외투자가 글로벌 경기상황에 맞물려 금융사 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산업·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점도 오히려 비주거용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부추길 것“이라고 분석했다.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A건설사 관계자는 "실제 부동산PF를 운용하는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해관계나 수익·마진 문제가 걸려있어서 예민하겠지만, 건설사 입장에서는 바람직한 측면이 크다"면서 "건설사 별로 ABCP 비중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정부가 조달 시장에서 미스매치를 없앤다는 액션을 취한 걸 보면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금융위는 자산 보유자가 ABS 신용위험을 일부 부담(5% 수준)하는 '위험보유규제'를 도입하고 ABS 발행 일반기업의 신용등급 요건을 기존 BB이상에서 폐지하는 방안도 함께 내놨다. 이를 통해 혁신·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통로를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신용도 제한 폐지로 ABS 발행이 불가능했던 자본시장 이용법인의 70%가 신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ABS기업 발행 범위를 확대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행기업의 신용보다 기초자산의 우수성 또는 건전성이 더 중요한 사항”이라며 “좋은 기초자산을 가지고 있어도 발행기업의 신용도가 낮아서 발행이 어려웠던 기업이 실질적으로 존재했던 만큼 기업의 자금조달 기회를 늘려주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그는 “확대를 해도 기초자산에 대한 신용평가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면서 “따라서 ABS 발행기업을 늘리는 것은 크게 문제될 사항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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