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위 권고 "검사장 등 기관장 임용시 형사·공판부 출신 우대하라"

법무부와 검찰의 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김남준)가 검사장 등 기관장 인사를 할 때 형사·공판부 검사 중심으로 임용할 것을 권고했다. 소위 특수부 출신의 '귀족검사'가 좋은 보직을 차지하고 승진을 빨리하던 기존 관행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제2기 개혁위는 18일 오후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서 회의를 하고 이 같은 내용의 '검사 인사제도 개혁안'을 차기 검사 인사부터 즉시 시행할 것을 법무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개혁위는 "검찰의 중심을 형사·공판부로 이동하기 위해 기관장인 검사장과 지청장은 전체 검찰 내 분야별 검사 비중을 반영해 형사·공판부 경력 검사를 3/5 이상 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등 전문부서 관리자의 경우 관련 경력 및 전문지식을 갖출 것을 요건으로 임용하는 등 따로 전문 분야 관리자의 경력 요건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또 개혁위는 "전국 검찰청의 형사·공판부장과 대검 형사부·공판송무부 과장은 형사·공판의 경력이 2/3 이상인 검사로 보임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개혁위는 "(승진을) 특수·공안·기획 분야 검사들이 독점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검찰의 폐쇄적인 조직문화가 강화됐다"고 권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개혁위는 검찰인사위원회의 실질화로 검찰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할 것도 권고했다. 개혁위는 "검사위원회 회의를 월 1회 등 정례화해 검사 신규 임용, 검사장 보직에 대해 구체적 임용안을 실질적으로 심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검사위원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인사 2명 이상을 추가하고, 여성 대표성을 담보하기 위해 분야별로 남녀 동수로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도 이번 권고안에 담겼다.

개혁위는 "지금까지 검사위원회는 검찰 인사 시기가 다가왔을 때 정해진 인사를 통과시키는 것에 그쳤다"며 "검찰인사위원회가 검찰의 구체적 인사 내용을 검토하고 심의해서 실질적인 자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권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개혁위는 관리자 보직에 대한 승진 개념을 폐지하기 위해 검사장과 지청장 등 기관장은 전보 인사 없이 해당 지역에서 일정 기간 근무한 검사 중 임기제로 임명하고, 임기 후에는 다시 검사로서 근무할 수 있도록 기관장 순환보직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이밖에 경력 8년 이상 검사의 전결권 범위를 대폭 확대해 법원 합의부 심판사건을 제외한 사건에 대한 전결권을 부여하는 단독검사제의 신설도 권고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권역검사제'도 권고했다.

권역검사제는 전국 검찰청을 근접 생활권을 중심으로 한 권역으로 나누고, 원칙적으로 검사는 동일 검찰청에서 계속 근무하도록 하되 필요한 경우 일정 권역 내 전보인사를 하자는 내용이다. 지역균형발전과 평생검사제를 안착시키기 위함이다.

개혁위는 이 같은 권고안을 통해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이 검사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민주적 통제를 하도록 하되, 검찰인사위원회가 실질적인 기구로 자의적인 인사권 행사를 견제하도록 해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18차 권고' 발표하는 김남준 법무·검찰개혁위원장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