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나스닥은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의 공모액 기준을 높이기로 했다. IPO를 통해 최소 2500만 달러(약 306억원) 혹은 상장 후 시가총액의 4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을 조달하도록 한 것.
나스닥은 또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미국 상장사에서 일했던 고위 임원을 두지 않은 경우 미국 상장사들에 요구되는 투명성과 책임 수준을 잘 아는 특별 자문을 고용하도록 강제하기로 했다.
FT는 이 새로운 규정이 미국 당국의 정보 접근을 막는 보안 법률과 규정을 가진 나라 기업들에 적용된다고 전했다. 사실상 중국 기업들을 겨냥한 조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GMT리서치의 나이절 스티븐슨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표적이라고 명시하지 않았지만 중국을 의식한 규정임은 틀림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 소식은 중국 커피체인인 루이싱커피가 회계 부정으로 상장 폐지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루이싱커피는 지난해 나스닥 상장으로 6억4500만 달러를 조달, 스타벅스 대항마로 주목받았지만 회계 부정이 발각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루이싱커피 주식은 4월 7일 이후 거래가 중단된 상황이다.
루이싱 사태 후 미국 내 중국 상장사들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장기업회계감독원(PCAOB)은 공동 성명을 내고 투자자들에게 중국 기업들의 회계 기준을 확인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나스닥의 규제 강화가 무역, 기술, 코로나19 확산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나온 만큼 금융시장이 양국 갈등의 새로운 지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의 대표적인 공적연금인 '연방공무원저축계정'(TSP)이 올해 하반기로 예정했던 중국 주식 투자 계획을 철회하도록 압력을 가하면서 양국 갈등 전선을 금융시장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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