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아파트가 20억원을 넘어서고, 판교 아파트값이 잠실의 같은 면적 아파트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이른바 경기 남부 블루칩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각종 규제로 강남 아파트값이 일부 조정을 받는 사이 이들 아파트가 풍선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 수원 원천동 '광교 중흥S클래스' 전용면적 129㎡가 지난 12일 21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실거래 신고를 마치면 광교신도시에서 펜트하우스를 제외한 일반 아파트 중 가장 높은 매매가가 된다.
지난 15일에는 경기 성남시 백현동의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 전용 117㎡가 24억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단지의 같은 평수는 지난 2월에도 24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이미 24억원 선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눈길을 끄는 것은 잠실의 비슷한 평형대의 아파트 가격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강남의 대표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히는 '잠실 엘스'는 지난 6일 전용 120㎡가 21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24억원)보다 2억원 이상 하락한 금액이다.
동일 면적의 호가도 잠실보다 판교가 높다. 잠실 엘스의 호가는 23억~25억원,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은 25억~27억원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같은 면적이 각각 25억~26억원, 21억~22억원에 매매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경기 남부 신도시 지역에서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경기 과천 별양동의 '래미안 과천 센트럴 스위트' 전용 85㎡는 지난달 26일 17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잠실동 같은 평수의 '잠실 엘스'(4월, 19억3500만원), '리센츠'(7일, 16억원), '트리지움'(4월, 16억7000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동탄역 인근에 위치한 경기 화성 청계동의 '더샵센트럴시티' 전용 97㎡도 12억원을 뚫고 빠르게 상승 중이다.
이는 보유세 인상에 대한 부담과 저금리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다주택자와 투기 수요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대형의 '똘똘한 한채'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주근접 수요와 강남과의 접근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판교와 광교는 테크노밸리의 풍부한 배후 수요를 갖추고 있다. 동탄은 대표적인 삼성 배후지다. 여기에 경부고속도로와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강남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직방의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경기 남부 신도시는 대표적인 택지개발지구"라며 "업무집적효과가 뛰어나고 행정, 자족기능이 갖춰져 있어 신분당선 역세권을 중심으로 중대형 아파트의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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