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세계보건총회(WHA)에서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이후 세계 패권'을 놓고 격돌했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가장 민감한 문제인 대만과 홍콩을 거론하는 초강수까지 두며 전방위적으로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지구촌이 '신냉전'에 휩싸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친서라 쓰고 최후통첩이라 읽는다'...트럼프, 'WHO 위협' 뒤에 숨긴 '중국 때리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예정됐던 WHO 총회 연설 대신 미국 백악관에서 WHO와 중국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는 중국의 꼭두각시"라면서 "미국은 매년 WHO에 4억5000만 달러씩 내지만,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미국의 WHO 분담금을 현행 10분의1 규모인 중국 수준(연간 3800만 달러)으로 대폭 낮출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날 머지않아 입장을 내겠다던 그는 하루도 채 지나지 않은 19일 새벽 트위터에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당신과 당신의 조직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거듭해 전 세계는 엄청난 비용을 들였다"면서 "WHO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적이라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30일 이내에 WHO가 실질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자금 지원을 영구히 동결하고 WHO 가입을 재고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날렸다.
◇美, WHO 비판 넘어 中 정통성 위협도...'하나의 중국' 원칙 폐기하나
WHO 총회에 참석한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WHO와 중국을 면전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에이자 장관은 "이번 사태가 통제 불능에 빠진 주요 원인 중 하나에 대해 솔직해야 한다"면서 "정보 공유와 투명성을 증진하는 WHO의 핵심적 임무가 실패해 많은 생명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적어도 한 회원국이 명백히 이 사태를 숨기려고 시도하면서 '투명해야 할 의무'를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면서 "현재 상태를 참을 수 없다. WHO는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미국의 외교 수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대만의 옵서버 참여를 배제한 WHO의 결정을 놓고 40년간 이어온 대(對)중국 외교 원칙인 '하나의 중국'까지 뒤흔들었다.
그는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중국의 압력에 따라 대만을 초청하지 않았다"면서 "WHO의 신뢰를 훼손시켰다"라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성명에서 "중국이 중·영 공동성명과 기본법에 보장한 홍콩의 자치와 자유를 침해한다면 미국은 '일국양제'에 대한 판단에 이를 반드시 반영할 것"이라면서 홍콩 내 미국 언론인에 대한 중국의 간섭 위협을 경고하기도 했다.
◇시진핑 "국제 질서 수호자 되겠다"...코로나 극복 자신감에 야망 드러낸 중국
미국의 거센 공세에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향후 코로나19 대응 과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를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그는 '적절한 시기'라는 단서를 붙이면서 중국 정부의 주장과 같이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한 후 조사에 착수하자고 요청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앞세워 중국이 다자주의 외교 질서의 수호자가 되겠다는 야망을 드러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이날 WHO 연설에서 "중국은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2년간 2억 달러를 지원하고, 중국이 백신을 개발하면 개발도상국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은 국제사회에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책임 있는 태도로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각국에 전염병 방어와 치료 노하우를 제공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구국가들의 '중국 책임론'을 부인하고 '중국 기여론'을 주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미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존 울리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시 주석의 2억 달러 제안은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고 배상을 요구하는 많은 국가의 주의를 분산시키려는 시도"라며 "비난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논평했다.
◇'친서라 쓰고 최후통첩이라 읽는다'...트럼프, 'WHO 위협' 뒤에 숨긴 '중국 때리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예정됐던 WHO 총회 연설 대신 미국 백악관에서 WHO와 중국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는 중국의 꼭두각시"라면서 "미국은 매년 WHO에 4억5000만 달러씩 내지만,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미국의 WHO 분담금을 현행 10분의1 규모인 중국 수준(연간 3800만 달러)으로 대폭 낮출 수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당신과 당신의 조직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거듭해 전 세계는 엄청난 비용을 들였다"면서 "WHO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적이라는 것을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30일 이내에 WHO가 실질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자금 지원을 영구히 동결하고 WHO 가입을 재고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날렸다.
◇美, WHO 비판 넘어 中 정통성 위협도...'하나의 중국' 원칙 폐기하나
WHO 총회에 참석한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WHO와 중국을 면전에서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에이자 장관은 "이번 사태가 통제 불능에 빠진 주요 원인 중 하나에 대해 솔직해야 한다"면서 "정보 공유와 투명성을 증진하는 WHO의 핵심적 임무가 실패해 많은 생명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적어도 한 회원국이 명백히 이 사태를 숨기려고 시도하면서 '투명해야 할 의무'를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면서 "현재 상태를 참을 수 없다. WHO는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미국의 외교 수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대만의 옵서버 참여를 배제한 WHO의 결정을 놓고 40년간 이어온 대(對)중국 외교 원칙인 '하나의 중국'까지 뒤흔들었다.
그는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중국의 압력에 따라 대만을 초청하지 않았다"면서 "WHO의 신뢰를 훼손시켰다"라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성명에서 "중국이 중·영 공동성명과 기본법에 보장한 홍콩의 자치와 자유를 침해한다면 미국은 '일국양제'에 대한 판단에 이를 반드시 반영할 것"이라면서 홍콩 내 미국 언론인에 대한 중국의 간섭 위협을 경고하기도 했다.
◇시진핑 "국제 질서 수호자 되겠다"...코로나 극복 자신감에 야망 드러낸 중국
미국의 거센 공세에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향후 코로나19 대응 과정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를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그는 '적절한 시기'라는 단서를 붙이면서 중국 정부의 주장과 같이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한 후 조사에 착수하자고 요청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지원을 앞세워 중국이 다자주의 외교 질서의 수호자가 되겠다는 야망을 드러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이날 WHO 연설에서 "중국은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2년간 2억 달러를 지원하고, 중국이 백신을 개발하면 개발도상국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중국은 국제사회에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책임 있는 태도로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각국에 전염병 방어와 치료 노하우를 제공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서구국가들의 '중국 책임론'을 부인하고 '중국 기여론'을 주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미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존 울리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시 주석의 2억 달러 제안은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고 배상을 요구하는 많은 국가의 주의를 분산시키려는 시도"라며 "비난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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