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이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함께 대학정보공시 포털 ‘대학알리미’에 게재된 공시정보를 분석한 결과 2019년 기준 전국 189개 4년제 대학의 강의당 평균 A학점 이상 비율은 34.6%로 조사됐다. 수업을 듣는 학생 3명 중 1명꼴로 A학점을 받아간다는 의미다. 또 B학점 이상을 받는 학생들의 비율은 71.1%로 나타났다.
10명이 수업을 들으면 7명은 비교적 높은 성적인 B학점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는 오히려 전년보다 1.1% 높아진 수치다. 이같은 현상은 국공립대나 사립대, 수도권대와 지방을 가리지 않고 고루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종 학점을 기준으로 환산 평균 학점이 B학점 이상인 학생의 비율은 9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가장 학점이 후한 대학은 목포해양대였다. 목포해양대의 A학점 비율은 58.1%였다. 10명 중 6명이 A학점을 받는다는 얘기다. 학점 인플레는 이른바 ‘인서울 대학 및 명문대’라고 다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포항공과대의 A학점 비율은 57.8%로 집계됐고 서울대(57.4%)가 3위에 올랐다. 연세대(52.8%)와 고려대(50.8%)는 전통의 ‘맞수’답게 각각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학점 상위 10개 대학은 평균 2명 중 1명 꼴로 A학점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교수 사회에서는 이른바 ‘학문의 전당’인 대학이 갈수록 학원화 돼가고 있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높이지는 분위기다.한 서울시내 사립대 교수는 “시험만 끝나면 학점에 불만이 있다며 연구실 앞에 따지러 오는 학생들이 줄을 선다”며 “취업해야 하니까 진학해야 하니까라고 생각하면서 학점을 후하게 주려고 하지만 씁쓸하다”고 말했다. 다른 사립대 교수는 “학생들의 수업태도가 날이 갈수록 수동적이 된다”며 “학문을 토론하고 의문을 제기하기 보다는 빨리 수업끝내고 점수달라는 식이다”라며 개탄했다.
학생들이 학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최근 코로나19로 대면수업이 이뤄지지 않자 더 심해지는 모습이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 치르겠다는 대학이 많아지면서다. 학생들은 평가방식에 따른 자신들의 유·불리를 저울질 하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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