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한국, 왕복 하늘길 언제쯤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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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0-05-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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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트남항공 6월부터 한국행 편도노선 재개

  • 韓중소기업인 1차 입국 이어 2차 입국 준비 중

  • 베트남, 국내 외국인 대상 관광비자도 '자동연장' 결정

  • 베트남 정부의 판단 여부...“해외여행은 내년 재개될 듯“

한국과 베트남의 코로나19 확산이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그동안 중지됐던 양국의 왕복 항공노선 재개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베트남항공 등 일부 항공사들이 베트남에서 한국으로의 편도 운항 시작을 예고한 가운데 중지됐던 정기 왕복항공권도 곧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최근 베트남 민간항공국(CAVV)은 내달부터 국영항공사인 베트남항공의 한국행 비행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베트남항공은 오는 6월 3일부터 하노이와 호찌민에서 주 2편씩, 총 4회로 인천행 편도 비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항공노선은 베트남에서 인천으로 가는 좌석만 판매되며, 인천에서 같은 비행기가 돌아올 때는 빈 좌석으로 페리(승무원만 탑승) 운항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와 비엣젯 등 일부 항공사도 5월 말부터 편도 운항의 시작을 예고했다. 대한항공은 매주 4회(하노이, 호찌민 각 2회), 아시아나항공은 매주 8회(하노이 4회, 호찌민 4회) 운항을 예정하고 있다. 이들 항공사도 인천행 항공권만을 판매 중이며, 인천에서 돌아오는 베트남행 항공편은 페리 운항한다.

베트남뉴스(VNS)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교통부는 앞서 베트남 민간항공국(CAAV)에 국제선 여객기 운항을 제한적으로 재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응우옌반테 베트남 교통부 장관은 정부회의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코로나19 방역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전문가와 공무원이 우선 탑승할 수 있도록 하라"고 밝힌 바 있다.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 또한 지난 15일 각료회의에서 코로나 총력 대응이 여전히 중요하다면서도 문화체육관광부에 적절한 시기에 국제관광 분야도 다시 문을 여는 계획을 짜라고 지시했다.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의 국제선터미널이 코로나 여파로 텅비어 있다.[사진=독자제공]

◆3월부터 韓기업인 특별입국 약 9회··· ”기업인 대상 ‘입국절차 간소화’ 논의 중“

한국과 베트남의 정기 왕복 항공노선은 지난 2월 29일 아사아나항공의 인천발-하노이행 회항을 기점으로 마지막으로 종료됐다. 베트남으로 들어오는 모든 해외 입국은 지난 3월 22일부터 중지됐다.

현재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입국하는 항공편은 특별전세기로만 운항되고 있다. 기업인 특별입국 형식으로 베트남 정부의 사전 허락을 받아야 베트남 내 입국이 가능하다. 특별입국자들은 코로나 비감염자라는 영문증명서를 지참하고 도착 후 14일간 시설격리 의무조항을 따라야 한다. 지금까지 이러한 전세기 특별입국은 지난 3월부터 정기운항이 중단된 후 삼성, LG 등 대기업과 협력사를 중심으로 7~8회, 일반 중소기업인을 대상으로 1회 정도 있었다.

대한상공회의소 하노이지회(하노이 코참) 등에 따르면 최근 한국 중소기업인 340여명이 베트남에 입국한 데 이어 추가로 중소기업인 입국승인 과정이 진행 중이다. 2차 베트남 입국을 위한 특별전세기 탑승자 신청은 1000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 코참의 한 기업 관계자는 ”베트남에 한국회사의 법인이 많은 관계로 한국에서 오려는 기업인들이 대기 상황에 있지만 높은 비용과 격리의 부담 때문에 아직은 많은 기업인들이 베트남행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베트남 현지 투자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중국의 경우처럼 비감염증명서 제출 시 입국 후 14일 의무격리를 면제하는 입국절차 간소화(신속통로)를 정기화하는 방안을 베트남 정부와 모색 중이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정기운항이 중단되고 기업인 출장이 막히면서 양국의 경제손실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인을 대상으로 우선 정기적인 운항이 재개될 수 있도록 베트남 정부를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있다. 여기에 하늘길이 막혀 학업이 강제적으로 중단된 베트남 대학의 한국 유학생 입국도 함께 협의 중이다.
 

지난 4월 29일 한국 중소기업인 340여명이 특별편을 통해 베트남 번돈 공항에 도착한 가운데 입국자들이 시설격리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대기를 하고 있다.[사진=베트남 한국대사관 제공]

◆베트남 여건상 아직은 ‘시기상조’··· ”APEC 카드 소지자 등 기업인 중심으로 입국 풀릴 것“

일부 예외입국이 가시화되면서 일각에서는 베트남이 7월 초부터는 기업인 등 일부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조심스레 정기운항을 열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베트남항공 한국지사의 홈페이지를 보면 7월부터 인천~하노이, 인천~호찌민의 왕복 노선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신생 항공사인 플라이강원은 보잉 737-800(186석) 항공기를 투입해 7월부터 주 7회(매일) 스케줄로 다낭, 하노이, 호찌민에 취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지 일간 뚜오이체는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베트남 정부가 우선적으로 한국·일본·중국 등 주요 경제교역국가에 문을 열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인 중에서도 특히 베트남 정부에서 기존 발급했던 아시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카드 소지자를 대상으로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아직까지는 한국~베트남을 오가는 항공권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관련 업계 의견을 종합해 보면, 여전히 계속해서 코로나 확진자가 해외에서 유입되고 있고 전 세계 코로나 상황과 맞물려 베트남도 당분간은 빗장을 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5일에도 모스크바발 번돈행 항공기 탑승자 중 23명이 집단으로 코로나에 감염된 상황이 벌어졌다. 베트남 정부는 신규 확진자들이 대부분 시설격리 지역에서 발생해 추가감염 우려가 없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베트남 정부가 해외 유입에 대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베트남 국내에서는 20일 현재, 34일 연속으로 자체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베트남 정부의 행정력을 감안해 시설격리 인원 수도 어느 정도 감소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베트남 내 시설격리는 19일 현재 1만328명이다. 확진자가 발생할 때 정부의 행정력이 코로나 대응에 대부분 투입되는 현실에서 베트남 정부가 외부 유입의 외국인까지 모두 관리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베트남 정부를 이끄는 수뇌부의 판단“이라면서도 ”베트남 정부는 그간 코로나에 관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의 의견에 충실히 따라왔다. 기업인 입국이 허용돼도 예전과 같은 일반 해외여행은 전 세계 코로나가 종료되는 내년에야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트남 국영방송 VTV1이 코로나 관련 보도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독자제공]

◆베트남, 외국인 임시거주증 연장···국내관광 활성화 대책 일환

이런 가운데 베트남 정부는 우선 베트남 내 외국인들의 임시거주증을 6월 30일까지 자동연장한다고 밝혔다.

공안부 이민국이 지난 18일 공시한 조치에 따르면 지난 3월 1일 이전에 입국한 외국인은 코로나로 인한 격리, 치료 또는 기타 불가항력적 사유에 대한 외공문서 또는 베트남 관할당국이 발행한 서면인증을 받은 경우 오는 6월 30일까지 거주를 자동연장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또한 이민국은 비자 면제로 입국한 외국인과 지난 3월 1일 이후 관광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에 대해서도 별도의 서류제출이 없더라도 베트남 비자체류자격을 6월 30일까지 자동연장할 방침이다.

그간 베트남 정부는 해외 입국이 중단된 상태에서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순유입 외국인이 사실상 ‘제로(0)’인 상황에서 구매력이 높은 현지체류 외국인들을 위한 대책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왔다.

이에 따라 현재 수천명으로 추산되는 베트남 내 외국인 관광비자 소지자는 별도의 절차 없이 계속해서 베트남 관광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비자가 연장되면 해당 외국인은 의료신고가 의무적으로 적용되며, 임시 체류연장 신고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비자 만료 전까지 베트남을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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