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적’ 두산家 4세 박중원, 사기 혐의 1심 실형에 항소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는 두산가(家) 4세 박중원(52) 씨가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했다. 재판에 나오지는 않으면서 항소장만 제출한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씨는 항소 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기간은 1심 선고 후 7일이내다.

박씨는 공판에 출석하다가 2018년 10월 선고기일이 결정되자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김준혁 판사)은 세 차례 선고를 연기했으나 박씨가 계속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공시송달을 진행한 뒤 불출석 상태에서 재판을 열어 이달 12일 판결을 선고했다.

공시송달이란 재판 당사자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는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재판 일정을 게시하는 절차다. 공시송달이 이뤄지면 법원은 당사자가 사건 일정을 통지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

고(故)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인 박씨는 2011∼2016년 4명의 피해자에게 4억2000여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2017∼2018년 세 차례에 걸쳐 기소됐다.

이후 재판이 진행되던 지난해 4월 7000만원대 사기와 사문서위조 등 혐의가 드러나 추가기소됐다.

박씨는 범행 과정에서 자신이 두산그룹 오너가 4세라는 걸 내세워 기업 인수·합병 사업을 하는데 돈을 빌려주면 연 30%의 이자를 쳐서 갚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마트 등에 납품할 수 있다는 말로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박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구속영장은 발부하지 않은 상태다.

항소심 재판부는 박씨가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지 않은 점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 발부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