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타이베이 총통부 내부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15대 중화민국 총통으로서 업무를 개시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야외 무대 대국민 연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집권 2기를 맞아 더 강력해진 그가 취임 공식 첫날부터 중국에 대한 강경한 발언을 쏟은 것이다.
차이 총통은 양안 관계가 역사적 전환점에 도달했다며 대만이 중국의 일국양제 모델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이 일국양제를 앞세워 대만해협의 현 상태를 파괴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만해협은 중국 본토와 대만 사이의 좁은 바다로 중국은 이 곳을 자국 ‘앞바다’로 간주하고 있으며, 미국은 매달 한 차례씩 군함을 보내 ‘항행의 자유’ 작젼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미·중 힘대결의 최전선인 셈이다.
중국의 반대로 ‘옵서버’ 참여가 좌절된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참여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확고히 했다. 차이 총통은 일국양제 거부의 일환으로 WHO 가입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대만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한창이던 2009년 WHO 옵서버 자격을 얻었지만, 반중 성향인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하며 2016년 옵서버 자격을 상실했다.
차이 총통이 집권 2기 시작과 함께 중국에 강경 발언을 쏟아낼 수 있는 배경에는 미국이 존재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이 대만을 대중국 봉쇄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삼고 대만과의 관계 강화에 힘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공 등 성과로 차이 총통의 지지층이 두터워진 점도 그의 자신감을높여주고 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을 거둔 데 힘입어 역대 대만 총통 중 최고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신대만 국책싱크탱크의 최근 조사에서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74.5%에 달했다. 전날까지 대만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440명, 사망자는 7명에 그쳤다.
차이잉원 집권 2기는 지난 4년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대만의 갈등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장원성 중국 샤먼대 대만연구원 부원장은 30일 홍콩명보와 인터뷰에서 “앞으로 4년간에도 양안의 정치적 대립은 계속될 것이며, 양안사이 무력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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