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급증에 1분기 가계빚 1610조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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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5-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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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여파 전분기보다 증가폭은 완화

  • 주담대 잔액 15.3조 늘어난 858.2조 달해

  • 부채규모 커져 취약계층 부실 등 위험 감지

지난 1분기 가계 빚이 161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증가 폭은 직전 분기보다 완화됐다. 이를 두고 ‘코로나19’로 카드 소비량이 줄어든 데 따른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은 여전히 빠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취약계층 부실을 비롯한 다양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중 가계신용(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카드사 판매신용 잔액) 통계'에 따르면 1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611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조원 증가했다. 이는 작년 4분기(27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완화된 수치다. 한은 측은 “가계대출은 여전히 빠른 증가 속도를 유지했지만, 카드 소비량이 크게 줄어들며 전체 증가 폭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1분기 말 기준 1521조7000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17조2000억원이나 불었다. 증가 속도가 작년 4분기(23조1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작년 1분기(5조1000억원)에 비해서는 빠른 편이다.

이 중에서도 주담대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1분기 주담대 잔액은 858조2000억원으로 직전분기 말보다 15조3000억원이나 늘었다. 1분기 증가액은 2017년 3분기(15조9247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여기에는 작년 말 부동산 규제 발표로 다주택자 등이 집을 내놓으면서 1분기 주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예금은행과 기타금융기관 잔액은 늘었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간 잔액은 줄었다. 예금은행의 경우, 잔액 규모가 전분기 말보다 12조9000억원 늘었다. 기타금융기관 역시 6조6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은 2조3000억원 감소했다.

판매신용(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 잔액은 89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조1000억원(-11.2%) 감소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카드사용도 감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처럼 가계 부채가 빠르게 늘어가면서 다양한 위험 요인들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83.3%로 이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위험수위(80%)를 넘어선 상태다.

특히 은행권 ‘부동산 대출’ 급증에 따른 하반기 부실 폭탄에 대한 우려가 높다. 최근 발생한 부동산 침체 현상이 장기화 되면 은행의 신용창출 능력 약화는 물론, 자금시장 경색 등 다양한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부동산 114 기준으로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0.2% 하락했다

취약계층의 부실 가능성도 상존한다. 김경환 성균관대 주임교수는 “최근 한 연구기관에서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감소하면 연간 가계부채가 1가구당 평균 657만원 늘어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코로나19로 경제성장률 감소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 부채 규모가 더욱 커지면 취약계층의 부실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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