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령 전교조 해산 위헌" vs "해석의 여지 없어"... '전교조 법외노조' 두고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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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05-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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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군사정권에서도 구 노동조합법이라는 법률에 의해 청계피복노조의 권리를 박탈했다. 그런데 민주화 이후인 2013년에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노동조합을 해산시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행정청의 법외노조 통보는 위헌·위법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20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전교조가 고용노동부장관을 상대로 낸 법외노조통보처분취소 소송 상고심 사건에 대한 공개변론에서 목소리를 높혀 부당함을 호소했다.

전교조는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3년 10월 해직교원 9명을 조합원에 포함시켰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

이에 전교조는 즉각 법외노조 통보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과 효력 정지 신청을 법원에 냈다. 가처분 소송에서는 모두 전교조가 이겼지만, 본안 소송에서는 전교조가 1·2심 모두 패소한 상태다.

당시 전교조를 대리했던 변호사가 현직 대법관인 김선수 변호사다. 1,2심에서 전교조 측을 대리했던 김선수 대법관은 이번 심리에 참여하지 않는다. 

원고인 전교조 측 대리인은 이미 설립이 끝난 노동조합의 권리를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제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은 국회 의결을 거친 법률로써 규정해야 한다는 원칙(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는 뜻이다.

원고 측은 "설립 단계의 노조에 대한 권리 제한은 법률에 근거하고 있지만 설립 후 노조는 시행령에 근거해 법외노조로 통보하게 돼 있다"라며 법외노조 통보의 법적 근거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노조법에는 해산명령이 있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고 여야 만장일치로 1987년 삭제됐지만 다음해 시행령으로 부활했다는 게 원고 측의 설명이다.

특히 1988년 당시 여소야대 국회였고, 이미 노동자해산명령이 삭제됐기 때문에 국회에서 통과될 자신이 없어 밀실에서 부활시킨 것이 현재의 형태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원고 측은 "태생부터 법치주의와 국회입법력을 장악하려는 목적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인 피고 측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는 법적지위를 조속히 회복하라는 요청일뿐 새로운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피고 측은 "노조법에 따르면 행정청은 노조 설립 신고를 3일 내 수리해야 하기 때문에 전교조가 시정 신고하면 통보 효력은 단 몇시간에 그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는 교원노조법·노동조합법의 규정에 따를 것을 요청하는 것이지 권리 제한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

그는 "교원노조법의 규정은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는 명맥한 법률 내용"이라며 "행정청은 (해직교원이 가입한) 전교조를 교원노조로 보지 않는다고 선언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날 논의 내용을 토대로 전교조에 법외노조통보를 한 것이 적법했는지에 대한 최종 결론을 조만간 내릴 방침이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사건 전원합의체 공개 변론에 참석, 착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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