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승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미·중 갈등 우려에 하락 반전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67달러(1.98%) 떨어진 33.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WTI는 최근 주요국의 경제 재개 이후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로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왔다. 이번 주에만 WTI는 약 13% 급등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7월물 브렌트유도 현재시간 오후 3시 기준 배럴당 0.88달러(2.44%) 하락한 35.1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봤다.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한 의견도 엇갈리는 상황이다. 경제 재개에 따른 수요회복으로 이대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과 향후 산유국들의 원유생산 증대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유가 하락을 전망하는 의견이 대립 중이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수요회복을 통해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부진과 탱크톱(원유 저장 공간 부족) 우려는 존재하지만, 산유국 감산과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수요회복으로 점차 수급 균형을 이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연구원은 "6월부터 750만 배럴을 감산하겠다고 발표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수지 균형 유가가 80달러 수준인 점도 유가 회복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유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진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일부 미국 셰일오일 기업은 30달러 정도면 생산을 재개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고, 생산 재개가 쉬운 지역 위주로 감산하고 있다"며 "산유국들이 생산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어 감산을 통한 가격 상승세 지속은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연구원은 "석유수출기구플러스(OPEC+) 외 국가들이 생산량을 늘린다면, 6월 정례회의에서 OPEC+가 970만 배럴 감산을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여전히 늘어나는 원유 및 석유제품의 재고도 유가 상승여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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