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국내 이동통신사 중 최초로 국가 간 파리협정 시나리오에 따른 '2050년 넷 제로(Net-Zero)' 프로젝트에 동참한다. 넷 제로는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이 되도록 하는 활동으로, 2050년 이전 달성이 목표다. SK텔레콤은 향후 2년 안에 이행 방안이 담긴 로드맵을 제시하고 실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2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이사회 일원으로서 과학기술 기반 목표 이니셔티브(SBTi, 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참여를 선언했다. 'MWC 2020'이 열리는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온라인 서명으로 갈음했다.
SBTi는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을 2℃보다 낮게 억제하고, 1.5℃ 이내로 제한하도록 한 파리협정에 따라 과학기술 기반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지향한다. 이미 영국의 보다폰, 싱가포르 싱텔 등 유수의 글로벌 이통사들이 SBTi에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처음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제조사가 아닌 이통사의 온실가스 배출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며 "이통사의 경우 기지국 등에서 전기 사용량이 많은데, 보통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로 전기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SK텔레콤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절차상 2년 안에 로드맵을 작성해 제출 후 승인을 받아야 SBTi 활동이 인정된다. 매년 제대로 지켰는지 사후 점검도 받아야 한다.
로드맵에는 SK텔레콤이 지난 2018년부터 미얀마에서 추진한 '쿡스토브' 보급 사업을 통해 매년 감축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계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전 계열사로 확대된 이 사업을 통해 SK그룹은 2025년까지 약 1590억원에 달하는 530만t 분량의 탄소배출권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정부가 올해 초까지 시범사업으로 선보인 '녹색 요금제'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사용 계획도 로드맵에 담긴다. 녹색 요금제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쓰려는 기업·소비자한테 일반 전기요금에 프리미엄을 얹어 별도의 요금을 받는 제도다.
기업이 직접 태양광 및 풍력 발전업체와 제휴할 수 있는 미국·유럽 등에서는 'RE100(Renewable Energy 100%)' 캠페인이 대세다. 이 캠페인은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으로, 글로벌 IT기업인 구글과 아마존, 애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케아, 스타벅스 등 내로라하는 전 세계 기업들이 RE100 캠페인에 합류하고 있다.
특히 애플의 경우 반도체 등 주요 부품 제조사에도 RE100 정책을 요구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해외 사업장에 관련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BTi나 RE100 모두 온실가스를 감축해 지구촌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의 활동"이라며 "사람들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캠페인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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