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보일러를 아십니까]①대형 산불 일으키는 시한폭탄…최근 고성산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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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훈 기자
입력 2020-05-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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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고성산불 화재원인 화목보일러 잠정결론

  • 매년 사고증가...관리규정도 미흡

[사진=강원지방소방청]

지난 1일과 2일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일대에 발생한 산불의 원인으로 나무를 때서 난방을 하는 화목보일러가 지목됐다. 가스나 등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청정 난방’으로 주목받던 화목보일러는 매년 화재 증가로 애물단지가 돼가는 형편이다. 해마다 사고건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명확한 설치 및 관리규정은 없는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25일 강원지방경찰청과 고성군청 등에 따르면 이달 초 발생한 산불의 발화지점은 한 주택의 화목보일러로 잠정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발화점으로 지목된 주택의 주인인 A씨는 경찰 진술에서 귀농을 꿈꾸며 3년 전에 고성으로 이주했고 화목보일러로 난방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수를 사용하기 위해 화목보일러를 가동했고, 보일러실에서 불길이 치솟았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다.

이번 화재로 고성군 일대 산림 85ha와 건물 6동이 불탔다. 고성에서 큰 산불이 발생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4월에는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인접한 속초까지 번지면서 산림 1267ha를 태웠고 603개동의 건물이 화재 피해를 입었다. 아직까지도 복구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특히 화목보일러로 인한 화재는 매년 증가추세다. 지난 2015년 2월 강원도 삼척에서 발생한 화재도 화목보일러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인근 가정집 화목보일러에서 시작된 불은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어 무려 4일간 일대를 불태웠다. 당시 화마는 산림 52ha를 휩쓸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5개년간 강원도 내에서 발생한 화목보일러를 비롯한 나무 및 목탄난로 화재는 모두 307건으로 집계됐다. 인명피해는 사망 1명에 부상 10명에 달한다. 재산 피해도 약 28억 4500여만 원 수준이다. 특히 화목보일러 관련 화재는 지난 2015년 51건을 시작으로 2016년 75건, 2017년 69건, 2018년 52건, 2019년 60건 등으로 매년 꾸준하다. 발화장소는 주택이 224건(73.0%)으로 가장 비중이 크다.다시말해 집에서 난방용으로 쓰던 화목보일러가 대형 산불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언제든 대형 화재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을 안고있지만 명확한 설치 및 관리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2년 연속으로 대형 산불피해를 입은 강원 고성군은 ‘산불 없는 안전한 고성’ 특별대책을 마련했다. 함명준 고성군수는 지난 14일 “산불 원인을 제거하고 다양한 피해를 적시에 극복하기 위해 산불 발생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성군은 화목보일러 사용 기간을 제한할 방침이다. 산불로 확대될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다만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강원도와 협의해 제한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기름보일러 설치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 산림 인접 마을에 비상소화전을 설치하고 건축 허가에 산불 영향평가를 도입해 산림에서 일정 거리를 확보해야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마을별로 ‘산불 자치진화대’를 결성하고 인접 시군 및 유관기관과 협력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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