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유방암? 30대는 매월 자가 검진, 40대는…강영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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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서 기자
입력 2020-05-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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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년 신규 환자 2만2230명, 여성암 전체 1위

강영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사진=인천성모병원]



여성에게 유방은 아름다움의 상징이다. 유방암이 여성에게 더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게 발생하는 전체 암 중 가장 흔한 암이다.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사업보고에 따르면 2017년 새롭게 발생한 유방암 환자는 2만2230명으로 전체 여성암의 20.3%를 차지하며 2016년부터 갑상선암을 제치고 여성암 발병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방암 환자 수는 최근 10년간 무려 2배 이상 증가했다.

강영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최근 국내 유방암 발생 증가 원인을 확실히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고지방, 고칼로리로 대변되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그로 인한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수유 감소,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이 요인으로 생각된다”며 “여기에 일반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증가와 더불어 정부의 암검진 사업의 일환으로 유방검진이 활성화되고 그 결과 발견 빈도가 높아진 점과 환자 등록이 철저해진 점 등을 꼽을 수 있다”고 했다.

▶여성암 발병률 1위… 최근 10년간 환자 2배 늘어
유방암은 유방에 발생하는 모든 악성 종양을 통틀어 말한다. 유방에 비정상적인 조직이 계속 자라거나 다른 장기로 퍼지는 병이다. 유방은 유선과 이 조직을 지지하는 지방, 결체조직, 림프관으로 이뤄진다. 유선조직은 다시 유즙을 생성하는 유방소엽과 유두를 연결하는 유관으로 구성된다. 유방암은 이들 유방조직 어디에든 발생할 수 있다. 종류도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유관(상피세포)에서 기원하는 암이 가장 흔하고 다음으로 유방소엽에서 많이 발생한다.

상피내암은 암세포가 기저막을 뚫고 나가지 않고 관 안에만 머물러 있는 상태를 말한다. 흔히 0기암 이라고 부르는 아주 초기의 암이다. 상피내암과는 달리 암세포가 기저막을 뚫고 주위 실질조직으로 침범한 상태를 침윤성암이라고 한다. 침윤성암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림프관이나 혈관을 타고 암세포가 이동해 겨드랑이 림프절과 전신 장기에 전이를 일으킬 수 있다.

유방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다. 통증 역시 초기 유방암의 일반적인 증상은 아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유방에 덩어리(종괴)가 만져지는 것이다. 하지만 덩어리가 만져지려면 암의 크기가 일정 이상이 돼야 한다.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젖꼭지에 잘 낫지 않는 습진이 생기는 경우에도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다. 림프조직의 폐쇄로 피부부종과 피부가 두꺼워지면서 오렌지 껍질 모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진행되면 겨드랑이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하고, 심하게 진행하면 유방 피부가 움푹 패고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며 통증이 있거나 열감을 수반할 수도 있다.

▶초기 증상 없어… 여성호르몬 사용 시 발병률 높아져
유방암이 생기는 원인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대부분은 산발적인 여러 위험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유방암 환자의 5~10%에서는 유전 소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유전 변이를 보이는 경우 반드시 검사를 받도록 한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유관 세포의 증식을 촉진하는 효과로 오랫동안 노출되면 유방암 발병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강영준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유방암 예방 차원에서 무분별한 여성 호르몬 사용은 피해야 한다”며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전문가에게 반드시 1년에 한 번 이상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보통 출산 또는 모유 수유 경험이 없거나, 30세 이후에 첫 출산을 한 경우,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어 생리를 오래 한 여성에서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다. 이외에 비만 또는 지방의 과잉 섭취, 음주 등이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유방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검진을 통한 조기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선별검사는 임상의의 진찰과 유방촬영술로 이뤄진다. 국내 여성들의 경우 치밀유방의 비율이 서양에 비해 높아 초음파가 추가로 필요한 경우가 많다. 실제 2017년 국내 여성들을 대상으로 유방암 재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유방촬영만으로 재발을 알아낸 경우가 53%에 불과해 서양의 80%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고위험군의 경우 MRI(자기공명영상)도 권장된다. 영상 검사 후 모양이 의심스러운 경우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한다.

2015년 국내 유방암 진단 시 중앙나이는 50세, 가장 많이 발생한 연령군은 40대다. 보통 서구 여성의 경우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방암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반면, 국내의 경우 50대 초반까지 증가하다가 그 이후로 점차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강영준 교수는 “국내 연령별 발생 빈도가 서구 여성과 같은 형태로 변화하는 듯 보여도 아직까지는 기존의 발생 빈도 양상이 유지되고 있어 좀 더 시간을 두고 추이를 살필 필요가 있다”며 “서구에 비해 젊은 환자의 발생률이 높은 만큼 우리나라 여성에게 맞는 유방암 예방과 조기검진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30대는 매월 자가 검진, 40대는 1~2년마다 검사받아야
유방암은 암의 병기와 종양의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초기의 경우 유방절제술이나 보존수술 등의 외과적 치료를 시행하고 환자 조건과 호르몬 수용체 등의 종양 인자를 분석해 추가적으로 항암제 및 내분비요법, 표적치료, 방사선 치료 등의 보조치료를 시행한다. 경우에 따라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해 수술 전 종괴의 크기를 감소시키면서 항암에 대한 반응을 관찰하기도 한다.

유방암 수술 방법은 크게 유방전절제술과 유방보존수술이 있다. 전절제술은 유두를 포함한 유방조직 전체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유두를 보존하거나 대부분의 피부를 보존하는 피하유방절제술이 있고, 전절제술 후 유방 모양을 만들어주는 재건 수술을 하기도 한다. 보존수술은 부분절제수술이라고도 부르는데 암이 발생한 조직과 그 주변을 제거한 후 나머지 부분을 방사선으로 치료한다. 최근에는 면역치료 등 새로운 치료 방법들이 꾸준히 연구, 발전되고 있다.

유방암은 여러 원인 인자들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유방암을 예방하거나 피할 수 있는 간단하고 쉬운 방법은 없다. 금연, 금주, 적당한 운동, 적정 영양 상태의 유지, 가능하면 30세 이전에 첫 출산을 하고 수유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생활을 통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유전적 요인으로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을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의해 항호르몬 제제를 복용해 발생을 억제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강영준 교수는 “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가능하고 또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은 만큼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자가 검진을 시행하고 35세 이상은 2년 간격으로, 40세 이상 여성은 1~2년마다 유방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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