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누구'와 함께 언택트 세계로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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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0-05-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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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트 코로나 일상에 '누구'와 '점프 AR·VR' 인기

  • 누구, 남녀노소 불문 '소통·안전' 등 서비스 제공

  • 점프 AR·VR, 가상 공간에서 자유로운 만남 주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개인 생활과 소통 방식이 확 달라졌다.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이 "대한민국 사회의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우리도 업무 수행 방식을 예전과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서 혁신의 기틀을 잡고,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언택트(비대면) 서비스가 대세인 요즘, 안전을 위한 마스크와 같은 역할을 해주는 인공지능(AI) '누구(NUGU)'와 실감 콘텐츠 앱 '점프(Jump) AR·VR'이 눈에 띈다. 이들은 SK텔레콤의 대표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60대 어르신이 SK텔레콤의 '인공지능 돌봄'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의사소통하는 인공지능 누구(NUGU), 넌 누구니?"

'누구'는 AI 스피커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음악 감상과 라디오 청취에 활용되다가 음성 인식 기능이 추가되고, 이후 시각적 요소가 더해지면서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지금은 사물인터넷(loT) 시장의 중심에 있다. AI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용자와 음성으로 의사소통하면서 우리 생활 속에 녹아들었다.

가장 최근에는 '누구'를 활용한 AI 돌봄 서비스가 독거 어르신들의 정서와 안전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으로 거듭났다. 디지털 기기를 처음 접해본 어르신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스스로가 기기를 잘 사용할 수 있다고 믿는 기대와 신념(자기 효능감)도 높였다.

올해 1주년을 맞이한 이 서비스는 독거 어르신 10명 중 7명이 매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말벗이 없는 어르신들이 대화하고, 위급 상황에 대처하고, 두뇌를 쓰는 데 '누구'가 제 기능을 백분 발휘한 덕분이다. 이는 안전 사각지대 해소는 물론이고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언택트 서비스가 세대를 뛰어넘어 보편화하는 하나의 사례이기도 하다. 이 경우 위급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어르신들이 음성만으로 도움의 손길을 뻗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는 어르신들이 "아리아, 살려줘", "아리아, 긴급 SOS" 등을 외치면 위급 상황으로 인지하고, ICT케어센터와 담당 케어 매니저, ADT캡스(야간)에 자동으로 호출한다. 이후 센터에서 상황 확인 및 초동 대응을 하고, 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즉시 119에 알린다.

실제 인공지능 돌봄을 통한 긴급 SOS 호출 건수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328건이다. 그중 호흡 곤란, 고혈압·복통 등 긴급 통증, 부상 등 119 출동이 필요한 상황으로 확인돼 실제 긴급구조로 이어진 건수는 23건이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초고령화 사회에 '누구'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며 "맞춤형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의 고도화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명상을 위한 '누구 마음 보기' 서비스를 이용 중인 모습. [사진=SK텔레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추가된 언택트 서비스도 있다. 바로 '누구 케어콜'과 '누구 마음 보기'다.

'누구 케어콜'은 코로나19로 자가격리·능동감시 중인 대상자의 증상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누구가 전화로 대상자의 발열·체온·기침·목 아픔 등 코로나19 관련 증상 발현 여부를 체크한다.

1일 2회 전화로 대상자의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해오던 각 지역 관할 보건소의 역할을 '누구'가 대신하는 것이다. 별도의 앱이나 기기는 필요 없다.

보건소 담당자가 전용 웹사이트에 로그인해 연락 대상자를 등록하면, 누구 케어콜이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증상 여부를 체크한 후 답변을 즉시 데이터화해 업로드한다. 보건소 담당자는 웹사이트를 통해 대상자의 증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경상남도 18개 시·군에서 1500여명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한다.

'누구 마음 보기'는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명상 서비스다. '누구'는 코로나19 관련 콘텐츠 8종을 포함해 총 41종의 명상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작동 방법은 간단하다. "아리아~ 마음 보기에서 힐링 명상 들려줘" 또는 "아리아~ 마음 보기에서 5분 명상 들려줘" 등으로 말하면 된다. 카테고리별 또는 시간별로 5~15분 분량의 명상 콘텐츠가 자동으로 추천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정부, 지자체, 의료단체가 심리치료 지원을 강화하는 분위기"라며 "누구 마음 보기 서비스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0 SKT 점프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 결승전이 생중계된 '점프 VR' 내 소셜룸에서 '아바타 응원전'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SK텔레콤]

◆ 아바타로 가상세계 문 두드리는 '점프 AR·VR'

코로나19 확산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같은 실감 콘텐츠도 인기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힌 프로야구와 e스포츠 팬들을 '점프 AR·VR' 앱으로 달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무관중으로 개최된 '2020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스프링)' 결승전에 이어 최근 열린 '2020 SKT 점프 카트라이더 시즌1' 결승전을 '점프 VR' 앱을 통해 생중계했다. 360도 VR 생중계는 현장 중계 스크린과 선수들의 표정 등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동시에 가상 공간인 점프 VR 소셜룸에서는 수십개의 카트라이더 방이 만들어지고, 가상 응원전이 펼쳐졌다. 화려한 코스튬과 응원 도구를 든 아바타 관람객들은 대형 모니터가 설치된 공간에 함께 모여 응원팀을 외치고 폭죽을 터뜨렸다.

온라인 응원은 '점프 AR' 앱을 통해 더욱 입체적으로 구현되기도 한다. SK텔레콤은 LCK 결승전 당시 팬들이 앱 내 오픈갤러리에 업로드한 응원 사진 중 일부를 출력해 경기장 현장에 입간판형 ‘아바타 응원단’을 마련했다.

점프 AR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경기장으로 순간 이동한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앱을 실행하면 서울 종로에 위치한 'LoL 파크’와 연결된 '차원문'이 생성되고, 몇 걸음 옮겨 차원문 안에 들어서면 화면은 이내 LoL 파크의 실내로 연결된다.

SK텔레콤은 온라인 응원문화가 LoL 경기 참여자들 간 커뮤니티 기능을 활성화하고, 썰렁한 LoL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관중의 열기를 느낄 수 있게 했다고 자평했다.

 

'점프 AR 프로야구 테마' 서비스 모습. [사진=SK텔레콤]


프로야구의 경우 KBO리그 구단 유니폼을 입은 귀여운 점프 AR 동물들이 온라인 응원의 재미를 더한다. 내가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은 귀여운 투수 냥이가 날렵한 포즈로 공을 던지고, 홈 베이스를 깔고 앉아 있던 포수 알파카가 벌떡 일어나 민첩하게 공을 받아 도루를 견제한다.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본부장은 "무관중 시대에 맞춰 VR·AR로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응원할 수 있는 점프 서비스를 준비했다"며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언택트 문화가 우리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점프 AR은 코로나19로 망설이게 되는 관광에도 적용됐다. 지난 3월 공개한 'AR 덕수궁'이 대표적이다. 고궁에 직접 가지 않아도 개인 폰에서 덕수궁을 3차원(3D)으로 생생하게 둘러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점프 AR 앱에서 구현되며 덕수궁 내 12개 건물과 6만1205㎡에 달하는 공간을 내 손 위에 올려놓고 자유자재로 볼 수 있다.
 
SK텔레콤이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로 내놓은 혼합현실 제작소 '점프 스튜디오'도 빼놓을 수 없다. 점프 스튜디오는 AR·VR의 기술적 장점을 융합해 홀로그램과 같은 3차원 콘텐츠를 만드는 공간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오픈 시기가 잠정 연기됐다가 지난달 말 가동을 시작했다. 점프 스튜디오는 SK텔레콤이 아시아 최초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초협력한 결과물이다. 현재 몇몇 업체들과 활용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점프 스튜디오 '혼합현실' 제작 과정 일부. [사진=SK텔레콤]


점프 스튜디오에서는 실제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고화질 '3D 홀로그램'을 생성할 수 있다. 내부에 설치된 106대의 카메라를 통해 360도로 초당 최대 60프레임 촬영이 가능한 덕분이다.

3D 홀로그램은 언택트 서비스에 최적화됐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아이돌 가수의 3차원 아바타를 제작해 공연, 팬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스포츠 선수의 입체적인 이미지·영상을 방송 화면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의료진이 환자를 홀로그램으로 보며 치료 방법을 연구하거나, 살아 있는 유명 인물을 홀로그램으로 만들어 박물관에 영구히 보존할 수도 있다.

전진수 본부장은 "점프 스튜디오를 통해 혼합현실 콘텐츠를 확대해 실감 미디어 대중화 시대를 열 것"이라며 "점프 스튜디오를 아시아 대표 콘텐츠 허브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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