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산림청 에티오피아·북한 분쟁지역 "나무로 평화 심는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원승일 기자
입력 2020-05-26 11:3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평화산림이니셔티브(PFI), 에티오피아 친환경 커피농장 조성

  • 6월 경기도 파주에 남북산림협력센터 설립

"평화산림이니셔티브(PFI)는 분쟁 우려가 있는 접경 국가들 간의 공동 산림협력 사업을 지원해 소통과 신뢰, 평화를 뿌리내리게 한다. PFI를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땅은 아마도 한반도와 그 주변 지역일 것이다."

박종호 산림청장의 올해 신년사, 업무계획을 들여다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가 평화산림이니셔티브다.

평화산림이니셔티브는 접경 지역의 산림 조성·복원을 지원하는 글로벌 다자협력 정책이다. 산림청은 외교부와 함께 지난해 9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제14차 당사국 총회에서 PFI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평화산림이니셔티브에는 에티오피아, 북한 등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인접 국가들이 겪는 토지 황폐화, 식량부족, 자연재해의 악순환을 나무심기로 끊어보겠다는 회원국들의 의지가 담겼다.

지난 1월 박 청장은 에티오피아를 찾아 사흘레 워크 제우데 대통령을 만났다. 지난해 8월 문재인 대통령이 아비 아머드 총리를 면담한 데 이어 두 번째인데 그때도 평화산림이니셔티브가 주요 의제로 올랐다.
 

박종호 산림청장이 사흘레 워크 제우데 에티오피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산림청]

접경국 에리트레아와 분쟁을 겪었던 에티오피아는 평화 안착을 위해 평화산림이니셔티브 나무 가꾸기 정책에 눈을 돌렸다. 에티오피아는 한국 전쟁 때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지상군 부대를 보낸 곳이다.

산림청은 지난해부터 에티오피아 서남부 지역의 산림을 복원해 친환경 커피농장으로 조성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해 왔다.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사무국이 지난 3월 이 사업을 농업·식량 분야로는 유일하게 '올해의 스타트업 사업'으로 선정했다. 산림청은 이 사업으로 내년까지 9만5000달러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남북한도 평화산림이니셔티브를 통해 접경 지역에서 산불과 홍수, 산사태, 전염병 등 공동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표적 사례가 다음달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준공을 앞두고 있는 남북산림협력센터 설립이다. 산림협력에 필요한 묘목·자재·기술·인력 등 남북 교류 거점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산림청은 북한과 접근이 쉬운 파주에 센터를 짓기로 했다.
 

6월 준공 예정인 경기도 파주 남북산림협력센터[사진=산림청]

센터에는 스마트 양묘장, 관리동 등 다목적 기능을 갖춘 시설이 들어선다.

스마트 양묘장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자재를 활용,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습도를 조절하는 등 최적의 생육조건을 조성토록 돕는다. 향후 묘목 생산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남북 산림협력에 사용할 양질의 묘목을 생산할 계획이다.

박 청장은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에티오피아 아비 아머드 총리는 ‘평화를 가꾼다는 것은 나무를 심어 기르는 것과 같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며 "아름드리 나무, 그 희망의 씨앗을 보듬으며, 곧 평화의 나무를 이 땅에 심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