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산림청장의 올해 신년사, 업무계획을 들여다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가 평화산림이니셔티브다.
평화산림이니셔티브는 접경 지역의 산림 조성·복원을 지원하는 글로벌 다자협력 정책이다. 산림청은 외교부와 함께 지난해 9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제14차 당사국 총회에서 PFI를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
평화산림이니셔티브에는 에티오피아, 북한 등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인접 국가들이 겪는 토지 황폐화, 식량부족, 자연재해의 악순환을 나무심기로 끊어보겠다는 회원국들의 의지가 담겼다.
산림청은 지난해부터 에티오피아 서남부 지역의 산림을 복원해 친환경 커피농장으로 조성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해 왔다. '녹색성장과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사무국이 지난 3월 이 사업을 농업·식량 분야로는 유일하게 '올해의 스타트업 사업'으로 선정했다. 산림청은 이 사업으로 내년까지 9만5000달러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남북한도 평화산림이니셔티브를 통해 접경 지역에서 산불과 홍수, 산사태, 전염병 등 공동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표적 사례가 다음달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준공을 앞두고 있는 남북산림협력센터 설립이다. 산림협력에 필요한 묘목·자재·기술·인력 등 남북 교류 거점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산림청은 북한과 접근이 쉬운 파주에 센터를 짓기로 했다.
스마트 양묘장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자재를 활용,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온·습도를 조절하는 등 최적의 생육조건을 조성토록 돕는다. 향후 묘목 생산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남북 산림협력에 사용할 양질의 묘목을 생산할 계획이다.
박 청장은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에티오피아 아비 아머드 총리는 ‘평화를 가꾼다는 것은 나무를 심어 기르는 것과 같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며 "아름드리 나무, 그 희망의 씨앗을 보듬으며, 곧 평화의 나무를 이 땅에 심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