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사태' 40년만에 재심 청구...'내란목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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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원 인턴기자
입력 2020-05-2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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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한 '10·26 사태'에 대한 새로운 사법적 판단과 역사적 평가를 구하는 재심이 40년 만에 청구된다.

김재규의 유족과 김재규 재심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민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심 청구 의사를 밝혔다.

김재규는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과 차지철 전 청와대 경호실장을 살해한 혐의(내란죄)로 기소된 지 6개월만인 이듬해 5월 사형에 처해졌다. 대법원 판결 사흘 만에 사형이 집행됐다.

변호인단은 "최근 언론 보도에서 공개된 녹취록을 통해 보안사령부가 쪽지 재판으로 재판에 개입한 사실, 공판조서가 피고인들이 발언한 내용 또는 진행된 내용이 그대로 적혀 있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며 실제 김재규에게 내란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다시 구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재규는 당시 법정에서 "민주화를 위하여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 나는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그리 한 것이었다. 아무런 야심도, 어떠한 욕심도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입장문에서 "재심을 통해 궁극적으로 구하고자 하는 바는 판결이라기보다는 역사"라며 "재심 과정에서 10·26과 김재규라는 인물에 대한 역사적 논의의 수준이 진화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재심이 받아들여질 경우 김재규에게 내란죄를 확정해 사형을 선고한 재판에 전두환 신군부가 개입했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변호인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너무 늦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제는 유신의 취지를 사법적 의미에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고 본다"며 "김재규에게 적용된 내란목적 살인 혐의에서 '내란목적'만이라도 무죄를 밝혀내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대법원에서 내란목적 범죄사실에 대해 8:6으로 팽팽한 의견 대립이 있었으나 변호인들조차 대법원 판결문을 열람하지 못했다"며 "은폐된 사실을 다시 다투겠다"고도 했다.

한편 변호인단은 김재규의 당시 법정 녹취록을 공개해 재생하기도 했다.

'10·26 사태' 김재규 군법회의에서 첫 공판[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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