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KCC는 모멘티브 인수로 재무안정성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 규모가 2조원, 부채비율이 451%에 달했던 모멘티브를 인수하면서 KCC의 자체 차입금과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올해 1분기 KCC의 총차입금은 5조420억원으로 2019년 말 2조5095억원에 비해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아울러 2019년 말 111%였던 부채비율은 1분기 기준 157%로 늘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최근 KCC의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실제 KCC의 1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1조2600억원, 영업이익 206억원을 거뒀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98% 늘었지만 영업이익 증가폭은 2.4%에 불과했다. 영업이익률은 3.2%에서 1.6%로 낮아졌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모멘티브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 독일에서 발생하는 등 선진국 비중이 높은 편이고 전방산업 의존도도 자동차와 산업재의 비중이 높다”며 “이는 코로나19와 연관된 부분이어서 당분간 모멘티브 편입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문제는 모멘티브 인수 이후 악화된 재무안정성이 자본시장의 외면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KCC는 최근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 자금 마련을 위해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지만, 수요예측에서 900억원 어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채안펀드가 400억원 규모로 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시장에서 소화된 물량은 발행량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시장 관계자는 “회사채시장은 신용등급과 기업 펀더멘털에 따라 투자수요가 갈리는 분위기다”며 “코로나19로 전방산업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저하된 재무안정성 지표가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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