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 배드뱅크 설립에 불똥 맞은 금투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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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0-05-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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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금융투자협회 제공]

라임자산운용의 부실자산 처리를 위한 배드뱅크 운용사 설립을 두고 때아닌 금융투자협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대주주 자리를 누가 가져갈지가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금투협이 불똥을 맞았기 때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우리은행이 배드뱅크 운용사 설립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면서 이 회사가 금융투자협회 내에 설립돼야 한다는 쪽으로 상황이 기울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배드뱅크 설립을 위해 판매사들이 내놓아야 할 출자액은 어느정도 합의가 이뤄졌으나 신한금융과 우리은행 간 최대주주를 누가 맡느냐에 대한 이견은 좁혀지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학계에서 제안했던 가교운용사를 설립해 금투협이 안고가는 형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라임사태의 전개와 정책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가 내놓은 ‘부실 펀드에 대한 사후 시정조치에 대한 제언’이 트리거(방아쇠)가 된 모양새다.

홍 교수는 “금융투자협회 내에 가교 자산운용사를 운용하도록 해햐 한다”며 “부실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던 펀드 자산을 인수하려는 자산운용사를 찾기 어려운 경우 이 가교 자산운용사가 해당 펀드 재산을 인수해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현재 언론에서 나온 협회 내 배드뱅크 설립에 대한 제안은 없었고 논의도 한 적 없다”면서 “배드뱅크는 부실 펀드를 판매한 회사들이 만들어야 하는 만큼 협회가 안고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협회 측에서 회원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돕는 게 맞지만 배드뱅크 설립은 성격이 다르다”면서 “협회는 이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판매사들은 판매액수에 따라 출자액을 정해 배드뱅크에 참여하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다만 최대주주가 될 경우 모든 책임을 한 회사가 떠안는 것 같은 모습이 부담이 되고 있고, 신한금융의 경우 그룹사 전체 판매액을 기준으로 참여하게 될 경우 배드뱅크를 자회사로 편입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현재 우리은행과 신한금융은 배드뱅크 최대주주 지위를 누가 갖느냐를 두고 양측간의 복마전이 심화되고 있다. 우리은행은 그룹사 기준으로 가장 많이 판매한 신한금융이 최대주주를 맡는 게 옳다는 입장이다. 복합점포에서 판매가 이뤄진 만큼 은행과 금융투자 공동책임이며 책임도 그룹 전체를 기준으로 보는 게 맞다는 것이다.

반대로 신한금융은 복합점포 판매를 같은 그룹 판매로 보는 데 대해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차이니즈월(기업 내 정보교류 차단)로 은행과 증권이 서로 투자자를 소개해줄 수는 있지만 판매로 이어진 것은 별건이라는 것이다. 즉 증권과 은행의 판매는 별개며 우리은행측이 맡는게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과 우리은행의 양측 모습을 보면 금융감독원이 직접 중재에 나서주길 바라는 눈치”라면서 “금감원은 이에 대해 판매사들 자율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나타낸 만큼 배드뱅크 설립은 앞으로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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