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벨로스터N을 경기 용인의 자동차 경기장 스피드웨이에서 시승해봤다. 먼저 외관과 내관은 기존 수동모델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모든 기능이 운전석에 집중돼 있었다. 필요 없는 기능은 빼버린, 목적이 뚜렷한 차량인 셈이다. 고성능 모델답게 시승은 서킷 주행으로 진행됐다. 전문 강사의 지시에 따라 슬라럼·짐카나(장애물 경기) 코스를 체험한 뒤 스피드웨이 서킷을 돌며 가속·제동 성능을 시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자 '그릉' 하며 배기음이 묵직하게 울렸다. 허리를 감싸주며 완벽히 밀착되는 스포츠 버켓시트와 힘을 줘 돌려야 할 정도로 탄탄한 스티어링 휠은 기대감을 배가시켰다. 본격 주행에 나서자 작은 몸집으로 운전자를 순식간에 극한의 재미로 몰아넣었다.
첫 프로그램은 고깔 모양의 라바콘을 피하는 주행으로 진행됐다.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의 의도대로 신속하고 날카롭게 반응했고, 슬라럼 코스를 통해 진행된 급제동 코스에서도 뛰어난 브레이크 성능을 발휘했다. 서스펜션은 대체로 딱딱한 편이었지만, 휠의 쇽업소버 감쇠력을 제어해 주행 상황에 맞게 작동했다.
스포츠 주행에서의 매력도 배가됐다. 서스펜션은 탄탄해졌고, 배기음은 커졌다. 고속주행 시 들리는 '팝콘 배기음'은 '펑펑' 소리를 내며 운전의 맛을 더했다. 서킷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들을 위한 기능도 다양했다. 스티어링휠 오른쪽에 있는 'N 그린 시프트(NGS)' 버튼을 눌러봤다. 순간 토크가 36㎏f·m에서 38.5㎏f·m까지 올랐다. '부아앙' 하는 엔진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빨라진 속도는 마치 레이싱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한 짜릿함을 선사했다. 단, 엔진 과부하를 막기 위해 사용 시간이 20초로 제한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속 눈금은 180㎞를 가리켰다. 운전자의 심장도 과부하됐다. 짧은 순간이지만 운전자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했다.
정지상태에서 빠른 출발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런치 컨트롤(Launch Control)'도 작동시켜봤다. 런치 컨트롤 모드는 그야말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차량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정지 상태에서 '붕붕붕' 하며 달리지 못해 안달이 난 듯한 배기음을 내다가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맞물려 떼면 차량이 마치 총알처럼 치고 나갔다.
서킷 주행에서 코너링도 훌륭했다. 좌우 바퀴의 구동력을 전자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통해서 미끄러짐 없는 날카로운 코너링을 해냈다.
가격은 이 같은 고성능을 갖췄음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2944만원(개별소비세 1.5% 적용 시)으로, N DCT 패키지(250만원), 퍼포먼스 패키지(200만원) 등 선택사양은 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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