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부의 세계 '심은우' "계속 발견되는 배우가 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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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20-05-2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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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는데 그 역할이 저인줄 몰라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럴 때 희열을 느껴요. 아,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하고 계속 발견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부부의 세계'가 낳은 라이징 스타 배우 '심은우'를 지난 27일 강남 인근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가 만났다. 
 
최근 막을 내린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다. 심은우가 '부부의 세계'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신선한 마스크와 서늘한 매력, 그리고 탄탄한 연기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극중 그가 맡은 민현서는 남자친구 박인규(이학주 분)의 데이트폭력에 시달리다가 지선우(김희애 분)의 도움을 받으며 동시에 그의 조력자가 된다. 거래를 주고 받던 관계는 유대관계로 발전한다. 신분도 입장도 다른 두 사람은 친구가 될 수는 없지만, 서로가 거울처럼 닮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김희애 분)의 환자이자 조력자 '민현서' 역을 열연한 배우 심은우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심은우는 지난 2016년 드라마 '원티드'로 데뷔해 독립영화와 작은 배역을 거치며 내공을 쌓았다. '아스달연대기' '수상한 파트너' '라디오 로맨스'에 이어 '부부의 세계'를 만나 꽃을 피웠고 이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드라마 종영 후 예능 출연,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는 것만으로 심은우의 현재 인기는 증명된다.
 
배우 생활 중 떠났던 강원도 양양군에서 심은우는 운명의 작품인 '부부의 세계'를 만났다. 당시 서핑샵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새 작품을 만나게 됐다는 그는 "지난해 여름을 양양에서 서핑도 배우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살았는데, '부부의 세계' 오디션을 보겠느냐고 연락이 왔다. 그래서 서울로 올라와 오디션을 봤다. 
 
"현서로 '부부의 세계'에 살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굉장히 치열했고 고민을 많이 한 작업이었지만 행복한 치열함이었죠. 모두가 애착을 갖고 찍은 작품을 기대 이상으로 사랑해주시고, 작품뿐만 아니라 현서 역할도 너무 사랑을 많이 해줘서 정말 감사해요."
 
심은우가 극 중에서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춘 배우는 이학주와 김희애였다. 이들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먼저 심은우는 이학주와 함께한 것에 대해 "호흡이 첫 촬영부터 굉장히 잘 맞았어요. 이학주 배우에 대해선 독립영화 찍을 때부터 잘하는 배우라고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기대를 많이 했고 저 역시 독립영화를 많이 해서 동질감도 느꼈었어요. 다른 분들은 연예인이고 스타인데 오빠랑 저는 언더에서 온 그런 동질감 같은 게 있어서 처음부터 친숙했어요"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촬영으로 학주오빠와 너무 친해져서 다음에 만나면 연인은 못할 것 같아요. 현실남매 같은 투닥거리는 케미를 연출해보고 싶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현서는 인규에게 연민을 느껴서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바꾸려 했던 것 아닐까요? 죽기를 원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마지막 장면 이후 현서가 고산 생활을 아예 청산했을 거라고 봐요. 인규와의 끈이 놓아진 만큼 어딘가에서 새 사람으로 멋지게 살길 바랍니다. 제가 보는 현서는 나약하기만 한 인물은 아니었거든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김희애 분)의 환자이자 조력자 '민현서' 역을 열연한 배우 심은우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이학주가 동질감을 느낀 동료였다면, 김희애는 '대선배'다.

드라마 '밀회'와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를 보고 김희애의 팬이 됐다는 심은우는 "김희애 선배님과 연기를 하다니, 그것도 중요한 역할로 만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놀라운 일이었죠. 초반 촬영할 땐 떨렸고 긴장어요. 긴장하지 않으려고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도 떨리어요. 선배 앞에 서면 작아지는 느낌이었죠"라고 회상했다.
 
그러나 김희애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도 밝혔다. 극 중 워맨스를 그렸던 만큼 실제로도 훈훈한 관계였다고. 그는 "실제로 연기를 해나가면서 선배님과 저 사이에 어떤 기류(?) 특별한 공기 같은게 형성된 것을 느꼈어요. 소위 워맨스 이런 게 있어서 김희애 선배님이 저를 예뻐해준 것 같아요다. 촬영 끝나고 선배가 '내가 너 예뻐했던 것 알지?'라고 하셨어요. 잘 받아주시고 제가 마음껏 표현하게 도와주시고 너무나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말 제대로 연기해본 것 같아요. 제가 언제 또 김희애 선배님과 연기를 해보겠어요. 사실은 촬영을 준비할 때부터 떨면서 매일 연습실에 출근했어요. 지선우(김희애)가 민현서를 구해주는 장면이 ‘부부의 세계’ 여정의 터닝 포인트였죠. 매번 김희애 선배님의 카리스마를 실감했고, 덕분에 저도 더 큰 감정을 받을 수 있었어요.”
 
드라마 후에는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는 노래실력을, '온앤오프'에서는 또 다른 직업인 요가강사의 일상을 공개하며 반전매력으로 화제몰이 중이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요가강사로서의 삶이었다. '부부의 세계' 촬영 중에는 요가강사로 일하지 않았고, 촬영 종료 후 다시 수업을 시작한 상황. 그는 "배우로서의 삶이 있을 때는 배우를 하지만 평소의 일상을 잘 살아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가강사는 그런 평소의 삶을 잘 살아내기 위한 저의 직업이구요. 소정의 돈을 받으니까 '직업'이기는 한데 '돈을 벌겠어!'라는 마음으로 하는 것만은 아니에요. 촬영때는 수업을 잠시 쉬었는데 저랑 수업을 오래 한 분들이 많아서 기다려주셨어요. '부부의 세계' 끝나고 수업을 재개했죠"라고 설명했다.
 
'부부의 세계'에 대한 수강생들의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는 "저랑 오래 한 분들이나 소그룹원생들은 이미 제가 배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기뻐해주고 응원해주셨죠"라며 "'저희랑 수업 못 하는 거 아니에요?'라고 하면서도 '선생님이 배우로 더 잘 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주세요"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김희애 분)의 환자이자 조력자 '민현서' 역을 열연한 배우 심은우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복면가왕'을 통해 공개한 노래 실력 역시 화제. 뮤지컬 전공을 해 출중한 노래 실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 하지만 뮤지컬 무대에 오른 적은 없다. '복면가왕' 이후 뮤지컬 제안이 오진 않았을까.
 
심은우는 "사실 '복면가왕' 출연 전까지 뮤지컬 전공했다는 사실을 알리기가 부끄러웠어요. 뮤지컬 전공을 했다뿐이지, 제가 노래를 잘하는 줄 알고 학교에 들어갔더니 잘하는 친구가 많아서 '내가 할 게 안 되는구나'하고 접은 지가 오래됐거든요. 민망해요"라며 "하지만 '복면가왕'에 나가게 되면서 노래 준비를 했는데 재밌었어요. 다시 흥미를 느끼고 있어요.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해서 제의가 오면 도전을 해볼 의향이 있습니다. 뮤지컬 '렌트'의 미미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라며 열정을 드러냈다.
 
심은우는 "'부부의세계'는 제게 도약점이에요.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이 헛된 것은 아니었구나 자신을 얻었죠. 나의 지난 시간들에 감사해요. 데뷔를 해서 독립영화, 작은 역할들을 했던 그 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 그 시간이 없었다면 현서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 시간에 감사합니다"고 전했다.

이어 "배우들은 자신이 배우로서 증명되는 것이 중요한 사람들이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잘 했다고 격려해주고 칭찬해주고, 그런 반응을 보고 나니 제가 연기를 하고 있구나, 배우이구나 조금은 인정받은 느낌이 들었어요. 앞으로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나아갈 자신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고 잔잔하게 마음을 밝혔다. 
 
“아직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너무 급하기 들어가진 않으려 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좋은 작품과 캐릭터로 찾아뵐게요. 좋은 영향을 드릴 수 있을 만한 예능 프로그램도 계속 출연하고 싶어요. 부족하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더 좋은 표현을 위해 노력하는 초심을 앞으로도 잃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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